[인사철, 술렁이는 대기업] ‘신상필벌’ 칼바람…술렁이는 ‘인사철’

입력 2014-11-17 11:14 수정 2014-11-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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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車·SK그룹 사상최악 성적표…성과주의 원칙 따라 임원 대규모 물갈이

“예년과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임원 A씨는 최근 만남에서 “그나마 작년에는 대충이라도 예측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정말 어렵다”며 재계의 상황을 전했다.

장기 불황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낸 만큼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기업들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다. 제대로 된 성과를 낸 곳이 손에 꼽힐 정도로, 기업 대부분이 올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성과주의’가 대기업 인사의 대원칙으로 자리 잡은 요즘, 실적 부진은 곧 문책성 감원으로 이어진다. 성과를 낸 이들에겐 부푼 기대를 안겨주지만 다른 한쪽엔 냉혹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각종 돌발 변수가 생겨나는 게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탓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재계는 기업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혹독한 12월을 예고하고 있다.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공통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재계의 이목은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에 가장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에서 시작된 삼성그룹의 희망퇴직은 하반기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제조 계열사로 확산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처음 경영진단을 받는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의 영업이익(36조700억원)을 경신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승진 인사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별’을 단 신임 임원은 총 161명으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9조8000억원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3년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만큼 과거와 다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지만 출렁거린 환율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현대차는 3분기 전년 동기보다 18.0% 줄어든 1조64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보다 18.6% 줄어든 566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토요타는 2014년 상반기(4∼9월) 1조3519억엔(12조8000억원)의 연결영업이익을 기록, 2007년 이후 7년 만에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했다. 3분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작년 2분기(10.4%)까지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내온 현대차는 계속된 원화 강세로 판매관리비 등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그나마 9%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도 올 3분기 7%대로 뚝 떨어졌다. 결코 순탄치 않은 현대차의 이번 연말 정기인사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SK, 롯데, 포스코, 한화 등 주요 그룹사들도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현재의 위기를 강력한 사업구조 혁신으로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는 인력 재배치, 감원 등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부진한 롯데, 포스코도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서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포스코는 정기인사 시기를 각각 올 연말과 내년 1월로 2개월가량 앞당겼다. 조기인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의 경우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이달 10일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재계는 이번 인사로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이 3년 만에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 재선임된 만큼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인적 쇄신 차원의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오너 일가 2~4세 경영인들의 임원 데뷔 등도 관심사”라며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좋은 실적을 낸 기업의 승진인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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