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테이너는 명의가 아니다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4-11-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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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지난달 27일 마왕 신해철이 우리곁을 떠났다. 1988년부터 26년간 우리들의 아픔, 기쁨, 희망을 노래해 주던 故신해철은 너무나도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신해철의 사망 후 1차 수술을 집도한 S병원의 K원장이 JTBC 예능프로그램 ‘닥터의 승부’에 출연한 의사 패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현재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에는 의사들이 출연해 의학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다수의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다. 의학정보를 단순히 전달하던 과거 의사들과 달리 요즘 의사들은 ‘닥터테이너’(doctor(의사)+entertainer(연예인)) 라고 불리며 뛰어난 말솜씨와 외모 그리고 예능감으로 방송을 통해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닥터테이너들이 방송에 출연해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치료법과 수술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며 간접광고를 해 문제가 되고있다. 특히 성형, 비만치료 등 비급여 진료과목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들은 마치 명의인 것 마냥 위험성이 큰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주의사항 한 마디 언급 없이 드라마틱하게 변화된 모습만을 보여주며 해당 의사에게 수술만 받으면 누구나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

얼마 전 어머니께서 홈쇼핑에서 해독주스를 구매했다. 어머니가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TV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 중인 의사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해독주스를 홈쇼핑에서 판매했기 때문이다. 의학 프로그램의 주 시청층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우리 어머니와 같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이다.

해당 시청자 층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무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방송에 출연한 의사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의심을 두지 않고 맹신하는 편이다. 이런 시청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업체나 홈쇼핑 채널 등에서는 의사를 출연시켜 직간접 광고를 한다.

그러나 닥터테이너는 명의가 아니다. 진짜 명의는 의술로 말한다. 마치 방송에 출연하는 닥터테이너가 대단한 명의인양 소개하는 현재 의학 프로그램은 문제가 있다. 의학 프로그램 속 의사의 말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돼있으며 곧 생명과도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스타성만을 가진 의사를 출연시켜 무분별한 수술과 치료법을 홍보하는 의학프로그램에 대해서 철저한 규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의사라면 의사면허를 얻어 사회에 첫발을 드려놓기 전 의료인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규범인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준수할 것을 서약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는 ‘나의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말이 있다. 닥터테이너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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