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업에 의결권행사 반대하고도 투자는 늘려

입력 2014-10-17 10: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민연금공단이 주주 가치 훼손 등이 이유로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들에 대해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011~2014년 국민연금 지분율이 5% 이상인 기업 중 주총에서 '주주권 약화'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행사한 기업들 가운데 주총 이후 해당 기업의 국민연금 지분율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조사기간 반대 행사 후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해 지분율이 증가한 기업은 2011년에는 29개 기업 중 6개 기업, 2012년에는 97개 기업 중 38개 기업, 2013년에는 79개 기업 중 24개 기업, 2014년 3월 현재는 70개 기업 중 18개 기업 등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21일 GS건설의 주총 안건 중 '정관 변경'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과도한 채권발행으로 기존 주주 가치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GS건설의 정관은 변경됐다. 이 시기를 전후로 국민연금의 GS건설 지분율과 투자액을 비교해보니, 지분율은 0.57%포인트, 투자액은 14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날 열린 SK C&C 주총에서는 10년 이상 계열사 사외이사를 전담했던 한 후보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결국 재선임됐다. 그러나 국민연금 지분율은 0.54%포인트, 투자액은 498억원 늘었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있는 (주)만도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3월 7일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했으나, 주총 후 국민연금 지분율은 0.2%p 증가했으며, 투자액도 230억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만도가 100%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 부실 모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세간의 여론이 높았고 그에 따라 국민연금도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한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투자액을 늘리는 바람에 오히려 부실기업을 지원한 꼴이 된 것이다.

최 의원은 “국민연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면, 최소한 일정기간이라도 투자를 늘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처럼 강력한 행동은 취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연금만의 의결권 강화 방식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정의롭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배제하는 등 과감한 투자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242,000
    • -0.41%
    • 이더리움
    • 4,318,000
    • +0.96%
    • 비트코인 캐시
    • 469,000
    • +0.86%
    • 리플
    • 621
    • +0.81%
    • 솔라나
    • 199,000
    • +0.56%
    • 에이다
    • 534
    • +2.69%
    • 이오스
    • 732
    • +0.55%
    • 트론
    • 178
    • -3.26%
    • 스텔라루멘
    • 123
    • -3.15%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850
    • +0.19%
    • 체인링크
    • 18,990
    • +4.4%
    • 샌드박스
    • 429
    • +0.2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