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니스의 위기]빛 잃은 태양광…바람 빠진 풍력…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입력 2012-07-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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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고용창출과 경제성장 동력 창출을 목적으로 그린비즈니스 시장에 뛰어들었던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도 불사했던 그린비즈니스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상호 교차하며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기업들의 도산이 속출하면서 그린비즈니스는 그린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이라는 비관론에 오히려 탄력이 붙고 있다.

그린비즈니스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저탄소 배출에 기여하는 모든 생산 및 서비스 분야로 정의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경기부양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그린비즈니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국무역의 향후 10년’이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 시장 규모를 3조100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부문만 해도 2009년 1620억 달러였던 세계 시장 규모가 2015년 약 4000억 달러, 2020년에는 약 8000억~1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린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신성장동력은 그린에너지다. 녹색에너지, 청정에너지(clean energy) 혹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대체에너지로도 불린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파력 등의 자연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바이오매스(bio-mass) 등이 여기에 속한다. 화석연료 의존 시대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저탄소 녹색성장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내세우며 투자를 집중한 분야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부담과 시간적 한계로 그린비즈니스의 열매는 더디기만 하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라는 매력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에도 역부족이다. 투자에 비해 시장 성숙도가 아직은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탓이다.

특히 정부의 영향력이 크고 대중화가 어려운 산업의 특성과 함께 과잉투자와 시장질서 혼란으로 인한 극심한 비효율까지 낳고 있다. 시장 곳곳에 불확실한 요소가 산재해 있는 것이다.

수익성을 확보한 일부 선두기업을 제외하곤 대다수 기업들이 진퇴를 고민하는 이유다.

이 같은 한계에도 그린비즈니스의 앞날은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1차, 2차 산업혁명의 수명이 끝나가고 그린산업에 의한 3차 산업혁명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인류는 증기기관과 석탄을 동력으로 대량 인쇄와 공장 생산 경제 시대를 열어 1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20세기에는 전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석유 자원이 만나면서 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미래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온 세계적인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1·2차 산업혁명에 이은 3차 산업혁명은 재생에너지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에너지 부국의 요건이 유형자원의 보유량이었다면 이제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술의 개발과 친환경적 에너지 자원의 개발과 보유 정도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까운 미래에 그린비즈니스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경영 활동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린비즈니스의 미래가 화려한 장밋빛만은 아니다. 화석연료 고갈 시점으로 예상되는 2050년 이후라면 모를까 당장은 양적 성과에 비해 질적 경쟁력이 여전히 취약하다. 화려한 겉모습의 이면에 홀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린비즈니스가 모든 기업에게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급격한 변질이 불가피하다. 그린오션이라는 낙관론과 레드오션이라는 비관론이 상호 교차하는 이유다. 따라서 일시적인 붐이 아니라 새로운 혁명을 준비하는 차원에서의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도한 그리고 당위적 낙관론이나 지나친 비관론은 그린비즈니스 추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재편된 신질서 속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장기적 국가 경쟁력 차원의 지속적 국가 아젠다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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