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다른 그룹 퇴직자 우대는...

입력 2010-12-08 10:54 수정 2010-12-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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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료 지급 등 삼성과 엇비슷

# 지난 10월 6일 두산그룹 창업자인 고 박두병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연강홀. 이날 두산 전직 임원 모임인 ‘두산회’ 이병수 회장은 고 박 회장을 기리는 회고문을 낭독했다.

이 회장은 “화폐개혁 직후 체불이 일상적이던 시절에도 박 회장은 이틀을 넘기지 않고 월급을 지급했다”며 과거 두

산 재직 시절을 회상했다.

# 지난 11월 2일 현대건설 전직 임원 모임인 ‘현대 건우회’는 당시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차그룹과 공방을 벌이던 현대그룹에 대해 ‘고 정주영 회장을 이용하지 말라’며 주요 일간지에 반박 광고를 게재했다.

국내 주요 그룹 및 대기업들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퇴직 임원들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사장급 이상으로 퇴직한 사람들이 ‘LG클럽’이라는 모임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도 각각 ‘현자회’, ‘한화회’ 등 친목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모임의 가장 주된 목적은 친목이다. 그들이 열정을 바쳤던 조직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함께 동고동락한 사우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동지애를 확인하곤 한다.

때로는 현재 경영진에 조언자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각자가 속했던 그룹과의 끈끈한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도 이들에 대한 배려를 지속하고 있다. 그룹 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위 임원이 퇴직하면 1년에서 최장 5년 동안 자문역으로 위촉하고 퇴임 당시 연봉의 최대 80%까지 지급하는 이른바 ‘전관예우’ 방침을 시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이 퇴직할 경우 필요에 따라 1~2년 간 자문역에 위촉하고, 퇴임 당시 연봉 50% 이상을 지급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각각 퇴직자 모임인 자우회와 기우회가 있으며 퇴직임원 예우 차원에서 모임의 운영 경비를 보조하고 있다.

LG그룹은 사장직 이상 퇴직 임원에게 1~2년 간 고문직과 2년간의 자문역을 준다. 이들에게는 일정 액수의 고문료가 지급되고 종합건강검진, 차량 제공과 함께 ‘LG클럽’ 내에 비서와 함께 독립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

LG그룹은 지난 1992년부터 서초동에 ‘LG클럽’을 운영하면서 전·현직 임원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퇴직 임원에 대한 예우가 가장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의 이념인 ‘인화’가 퇴직 임원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SK그룹도 퇴직 CEO에게 3~5년 간 고문 등의 직책을 맡기고, 별도 사무실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기간이 끝나면 SK에너지의 ‘유경회’ 등과 같은 퇴직 CEO 모임에 제공되는 사무실과 사무 편의시설을 이용토록 배려하고 있다.

이외에 롯데그룹은 사장급 퇴직자는 고문, 임원급 퇴직자는 자문역으로 대우해 주고, 퇴사 후에도 사회적응을 위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퇴직 임원들의 모임은 기본적으로 친목 도모”라며 “하지만 오늘날 각 그룹의 성장에 대한 퇴직 임원들의 공로를 잊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사무실 운영비 등 일정부분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같은 각 그룹들의 퇴직임원에 대한 예우가 그들이 ‘삼성맨’, ‘현대맨’, ‘LG인’ 등의 자부심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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