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하는 회장님들…최태원ㆍ김승연, 계열사 사업 직접 나선 까닭

입력 2024-11-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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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
김승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 맡아
회장 행보, 그룹의 주력 사업 방향성 엿볼 수 있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최근 주요 그룹 회장들이 계열사 회장을 겸직하며 직접 사업을 이끄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그룹의 사업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최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회장에 이어 솔리다임 의장까지 겸임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강조해온 최 회장이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최 회장이 사업 전반을 직접 지휘하며,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은 한때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으나, 최근 AI 반도체 시장이 활기로 낸드 수요가 올라가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솔리다임을 인수하던 당시 “이번 인수가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낸드 사업 분야에서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 강한 반면, 솔리다임은 기업용SSD(eSSD)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AI 시대에서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이 중요해지는 만큼 eSSD의 기술력과 처리 능력이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솔리다임은 올해 2분기 78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SK에 편입된 뒤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 회장이 솔리다임 경영에 직접 관여하며 SK그룹의 AI 메모리 시장 공략 품목과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지고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 관계자는 “AI용 낸드 솔루션 시장에서 솔리다임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간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해 낸드 사업 성장 스토리를 빠르게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4일 한화 보은사업장 직원들의 환송에 환한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4일 한화 보은사업장 직원들의 환송에 환한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을 활용해 미국 방위산업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승연 회장을 자사의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김 회장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도 맡게 됐다. 측근인 김창범 부회장(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합류한다.

김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는 등 경제계에서 ‘트럼프 인맥’으로 통한다. 트럼프 2기에 맞춰 방산 수출의 활로를 넓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지분 23.14%)과 한화시스템(지분 46.73%)의 최대주주로, 김 회장이 앞으로 조선ㆍ방산 계열사를 총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를 달성하기 위해 독자 엔진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전투기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엔진을 국산화하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의 견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수출 의사를 타진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첨단 항공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그 동안 해외업체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생산을 해왔지만, 엔진 1만 대 생산 역량을 내세워 이제는 전투기급 엔진을 생산하는 독자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K9의 미국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은 1일 한화에어로스페스 창원사업장에 방문해 K9과 K10, 자주도하 장비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현재 창원사업장에서 미 육군 주도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에서 “한국과 군함 유지ㆍ보수ㆍ정비(MRO)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특수선 분야에서도 추가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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