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양극화 해소는 서민-중산층 강화...트럼프2기 한국 패싱 없을 것"

입력 2024-11-13 15:00 수정 2024-11-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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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키워드로 제시된 '양극화 타개'에 대해 서민-중산층 강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양극화 해소 대책은 민생 대책이자 내수를 끌어올릴 대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43차 백브리핑에서 "소득, 교육 이런 부분의 양극화 현상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해 국가 구조가 마름모꼴로, 서민들이 발전해 중산층으로 가는 서민-중산층 정책으로 가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강하고 큰 분야는 시장경제나 자유성을 줘 혁신을 통해 계속 발전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정부가 역할을 좀 더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정부를) 물려받았을 때 어려워진 재정이었고, 어느 정도 위기를 벗어나 정상화했다고 보고 사회 중산층을 튼튼하게 하는 쪽으로 해보자는 문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각 정부부처의 업무 계획과 보고 역시 정부의 이같은 기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총리는 "내년도 예산에서 가장 포커스를 두고 있는 약자복지, 어려운 사람에 대한 선택적 복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며 "결국 미래세대와 미래를 바라보는 정책이다. 많은 분들이 능력을 키워 중산층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사회적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프라에는 교육과 주거, 교통,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등이 포함된다.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연금개혁, 저출생 관련 노동개혁 등이 범주에 들어갈 전망이다. 재정 확대와 관련해선 "전체적인 재정 건전성을 크게 흔드는 게 아니라면 거시경제 정책, 대외 신인도, 위기관리 능력 이런 것들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가능한 정부의 규제와 개입은 최소화하면 좋겠다"며 큰 정부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예컨대 현금 살포식 지원을 두고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온 '전 국민 25만 원 지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서민중산층을 탄탄하게 하려면 임파워링(힘 돋우기)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기회 균등화 같은 사회적 인프라 제공,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 실업자에 대한 기술 훈련, 일자리 모니터링 등에 대한 과감한 예산 투입을 강조했다.

특히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로 예상한 점을 언급하며 "경제 활력 확산과 양극화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4+1개혁(노동·연금·교육·의료+저출산대응)을 성공적으로 해 미래 잠재성장률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개혁이 동반돼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산층을 강화하는 '양극화 해소 대책이 민생 대책이자 내수를 끌어올릴 대책'이라며 경제 성장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한 총리는 미국의 새 정부로 인한 주식시장 및 환율 영향,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을 패싱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우리로선 굉장히 조심스럽게, 큰 관심과 노력을 갖고 분석해야 한다. 한미동맹의 굳건한 토대 위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한국과 미국 관계는 그렇게 긴밀하게 협의하지 않는,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본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과의 첫 통화에서 한국의 조선업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이익과 우리 조선업계 간 협력할 부분이 상당히 있지 않나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선방의 수리 문제라든지 조선 제조기술에서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한 인력 문제에 대해선 "조선업계가 꼭 필요하다면 법무부와 협의하겠다. 인력 때문에 전체 조선업계가 이런 호황 국면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로 봐선 바람직하지 않아 필요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선 "야당과 의료계가 좀 더 많이 들어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의정 협의체에 환자단체 추가 여부 논의를 시사하며 "환자들의 말씀을 잘 듣고 우리가 협의체에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의사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2025학년도 의대 합격자를 줄이는 방안으로 정시 1차 합격자 배수 조정 등을 요구한 데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안을 갖고 논의하진 않았다. 정부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는 것에는 "의료계와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 채널이 다양화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단계적 대응을 취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이 문제는 우리가 국제사회, 동맹인 미국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진전시키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라고 답했다. 다만 "북한이 전쟁에 참여했다는 건 전쟁 경험을 쌓으면서 우리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쪽에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 파병을 통해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으로 북한이 금지된 군사력을 강화시키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세밀하게 파악하고 들여다봐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의 국정쇄신 일환으로 이뤄질 개각에서 총리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는 데 대해 "대통령께서 검증에 들어갔고, 생각보다 진지하게 이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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