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돌아온 트럼프, "경제 살아난다"는 尹

입력 2024-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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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움츠려야 할지도요….(웃음)" 한 경제부처 공무원이 기자들과의 사석에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담화 발언이 화두에 오르자 반농담조로 한 말이다.

대국민담화는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재집권이 기정사실화한 시점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살아나는 이유로 올해 수출 최고치 경신, 경상수지 700억 달러대 흑자 등을 꼽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2.6%)를 밑돌 것이 유력한 가운데 트럼프발(發) 전세계 무역질서 재편 등 녹록지 않을 미래를 고려하면 다소 낙관적인 인식이 아니냐는 지적으로 들렸다.

실제로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산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수출이 떠받치는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작년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썼고 올해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하지만 고강도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공언한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나름의 수출 훈풍은 과거의 영광이 된다. 특히 미국에게 한국은 무역적자가 세계 8번째로 큰 국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동맹 여부를 떠나 트럼프 정부의 '무역적자 개선' 타겟이 될 공산이 크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인출기)'으로 지칭한 것이 비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막 임기 반환점을 돈 윤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으로 가치 동맹을 강조해 온 바이든 정부와 차원이 다른 경제·안보 등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 남은 임기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올해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가 확정돼 국회의 국정과제 뒷받침은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김건희 여사 리스크, '윤·한(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갈등' 등 각종 악재로 지지율은 10%대 바닥을 찍었다. 국정동력은 크게 떨어졌는데 어깨는 더 무거워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정치 브로커 논란에 따른 대통령 부부의 전화번호 변경, 김 여사의 대외활동 여부 등 국익과는 하등 무관하고 불필요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비극이다. 윤 대통령은 앞선 8월에도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국민 귀에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릴 리 만무하다. 부디 후반기에는 소모적인 갈등과 논란은 최소화하고, 한층 더 강화된 국익 쟁탈전이 펼쳐질 국제외교 무대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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