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기한 넘긴 배달앱 상생협의체, 11월엔 해법 찾을까

입력 2024-10-3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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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공감대 못 이루면 정부가 나서야”

▲8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집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문현호 기자 m2h@)
▲8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집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문현호 기자 m2h@)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상생안 마련을 위해 9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애초 약속했던 10월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내달 회의를 이어간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전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제9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등에서 공감대가 이뤄졌다.

앞으로 배달 주문 시 제공되는 영수증에는 가게에서는 주문 금액에 대한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원)를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등이 표기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현재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중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중단할 의사가 없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멤버십 이용 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수정하기로 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현재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을 수정 또는 보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입점업체에 대한 배달 라이더 위치정보 제공에 대해선 라이더가 주문 수락 후 픽업할 때까지 구간에 한정해 배달플랫폼들이 약관 변경 등 필요 절차를 거쳐 위치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생협의체 논의의 핵심인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마련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공익위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다시 한번 상생안을 마련 후 차기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상생협의체는 주요 배달앱의 중개 수수료 인상 이후 배달플랫폼 이용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해 7월 출범했다. 출범 당시 상생협의체는 입점업체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10월 중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9차 회의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국 기한을 넘기게 됐다.

앞서 6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은 매출 상위 60~80%에는 4.9~6.8%, 상위 80~100%에는 2%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차등 수수료 제도를 합의안으로 제출했다. 매출이 적은 자영업자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적은 구조다. 이에 입점업체 측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차등 수수료안은 매출이 클수록 수수료가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해결 방안이 아니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8차 회의에서는 쿠팡이츠가 중개수수료율을 5%로 일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배달비 부담을 자영업자가 지게 해 입점업체들이 반발했다.

약속했던 9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며 10차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마저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정부가 권고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이다.

업계에서는 10차 회의 합의를 최우선으로 두되, 권고안보다는 향후 이어질 배달앱 규제 입법을 기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배달앱 중개수수료율 상한제 도입을 위한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배달 수수료 문제가 국정감사에서도 논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해 대통령실에서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9차 회의 결과를 두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입점업체 측에서는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정부가 나서 수수료 상한제, 온라인플랫폼법 등 입법 추진에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소상공인들은 수수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폐업 위기에 처해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양측의 공감대를 이뤄낸 상생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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