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첫 북한인권회의..."北인권, 모니터링·책임규명으로 접근해야"(종합)

입력 2024-10-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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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개최된 '북한인권 생존자 공개 세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개최된 '북한인권 생존자 공개 세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등 3국은 18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인권 침해 및 남용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책임 규명 촉진까지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처음 개최한 북한인권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은 북한 안팎에서 인권 침해와 학대를 저지르는 최악의 인권침해국 가운데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3국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서는) 정기적으로 즉결 처형, 암살, 납치, 고문, 불법 구금 등이 이뤄진다는 신뢰할만한 보고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 내 독립적 정보 접근성 제고 △북한 내 인권 침해 책임자에 대한 책임 규명 촉진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을 높이기 위한 탈북자 목소리 확대 △납북자, 미송환 전쟁포로, 불법 구금자, 이산가족 문제 등의 즉각적 해결 등에 대한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콘택트 그룹을 조직하기로 했다. 일본은 공동성명에서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3국은 또 북한 내외에서의 강제 노동이 초래하는 광범위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미일 3국의 북한인권회의에 우리나라에서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현동 주미 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 등이 참석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 등이 자리했다.

김영호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 노력에도 북한은 인권 측면에서 '마의 삼각지대'(devil's triangle)로 계속 남아있다"며 "우리가 외면하면 주민들의 인권 사항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단 하나의 인권 침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 어디에도 가해자를 위한 피난처는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면서 책임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벨 부장관은 "오직 미국과 한국, 일본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만 북한이 초래하는 전략적 도전, 우리가 계속 주시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의 북한의 관여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지속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마다 대사는 "북한에서 인권 침해가 계속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주민의 복지를 희생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미일 3국은 정부 간 회의에 이어 김 장관 및 캠벨 부장관 등 정부 당국자와 탈북자, 북한 인권 전문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인권 생존자 공개 세션'도 진행했다.

탈북자 윤종순 씨는 수차례에 걸친 탈북 및 북송 과정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뒤 북한에 있는 동생들에게 돈을 송금했다며 "막내(동생)가 제가 보내준 돈이 죄가 돼 북한 감옥에 잡혀가 고문에 시달리다가 34살의 나이로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울먹이면서 "언니가 보내준 돈이 죄가 돼 맞아 죽어야 했던 것이 제 아버지가 충성했던 북한 체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땅의 수많은 사람은 권력에 맞아 죽고 (그) 세력에게 맞아 죽는다"며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불쌍한 북한 동포를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저스틴 씨는 자신이 14세 때 노역에 동원됐다가 다치면서 겪은 참상을 전했다. 그는 "오늘도 북한 주민 2천만 명은 저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북한 정권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북한 사람이 당하는 인권 유린에 대해서 생각해달라"고 했다.

데이먼 윌슨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은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 논의는 북한 정권의 핵 위협과 지정학적 긴장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초점은 인권 문제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캠벨 부장관은 증언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점점 더 도전적 시기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의 잔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기(지원)를 넘어 인력 지원 가능성까지 모든 징후를 우리는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으나 이것이 심각한 도전이 되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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