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쌍특검법·지역화폐법 재의 요구...24번째 거부권[종합]

입력 2024-10-02 11:36 수정 2024-10-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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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야당이 강행처리했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 후 법안 건수로 24번째 거부권 행사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여사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지역화폐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19일 야당 주도로 3개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같은 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작년 7월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의무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김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번 김 여사 특검법 두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은 세 번째 거부권 행사다. 그간 대통령실은 "반헌법적이고 위법적 법안에 대통령이 재의요구하는 건 의무이자 책무"라며 "대통령실은 위헌·위법적인, 사회적 공감대 없이 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에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역화폐법안의 경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상품권 발행을 강제해 지자체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정부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재정 여력이 충분한 자치단체에 많은 예산이 투입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한데 물가 금리 교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 특검법을 두고는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행정부의 수사 소추권을 행사하는데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이 담보되는 게 불가능하다. 야당이 추천한 특검이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과 고발 사건을 수사하도록 한 것"이라며 "실시간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해 피의 사실과 수사 내용의 유출 가능성이 높고, 수사 대상자의 명예를 훼손해 여론재판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오는 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이 이날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해 재표결을 진행한다.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국민의힘은 국회 108석으로 8명이 이탈할 경우 법안이 가결될 수 있다. 이날 열리는 윤 대통령과 여당 원내지도부의 만찬은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표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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