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병원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만 진료와 치료를 받는 병원 중심 의료에서 의사와 환자가 쌍방으로 소통하고, 환자의 개인적 선호를 고려한 환자 중심 의료로 전환되고 있다. 중심에는 스마트병원이 있다.
6일 의료계와 디지털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병원은 병원 운영과 진료에 ICT를 접목해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형 병원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환자의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병원은 초창기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거쳐 스마트폰, AI,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차례로 발전해 왔다. 스마트병원의 기본은 시스템의 디지털화다. 과거에는 환자 정보를 수기로 기록하고 보관했다면 스마트병원에서는 의료정보시스템(HIS)을 통해 환자의 투약정보나 검사결과 등을 관리하고 쉽게 접근해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며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처방전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환자는 기다리지 않고 외래 접수, 입·퇴원 처리를 할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의료진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스마트병원은 AI와 빅데이터의 발전으로 또 한 번 진화했다. AI를 탑재한 의료기기를 활용해 진단을 보조하거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사용한다. 방대한 환자 데이터를 알고리즘 화해 진단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여 의사의 진단을 돕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다. 나아가 원격 관리와 통합 정보관리가 가능해졌다.
AI를 활용한 음성인식 기술로 의무기록지를 작성하거나 병상을 배정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도 개발됐다. 현재 많은 병원이 심정지, 뇌졸중, 유방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의료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이외에도 로봇수술 시스템, 가상현실(VR), 3D 프린팅을 활용한 스마트병원 솔루션들이 다양하게 개발 및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우리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이 스마트병원을 구축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가 선정한 ‘2025년 세계 최고 스마트병원’에서 국내 1위, 세계 18위에 올랐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스마트병원은 고령 인구의 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고령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건강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거나 필요한 경우 즉각 대처할 수 있어서다.
스마트병원에서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각 환자의 건강 정보를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해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 역시 퇴원 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스마트병원으로의 전환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병원 시장은 2019년 224억 3000만 달러(약 26조 원)에서 2030년 2213억 달러(약 25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래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실시간으로 환자의 생체 신호를 측정해 환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또 병원시스템에 위험 상황을 전달해 예측하고 대비하는 기술이 접목되고 있어, 스마트병원은 향후 환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