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MBC, 거액 투자손실 등 방만 경영...방문진에 주의 요구"

입력 2024-09-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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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에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는 등 방만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 청구'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방문진에 주의를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임원 회의에서 사옥 매각대금 4849억 원을 운용하기로 결정하고, 총 1905억 원을 초고위험 금융 상품인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상품에 투자했다.

조사 결과 MBC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거나 신종 금융 상품에 대한 위험 관리 규정 없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장 전결로 진행된 미국 리조트 개발 펀드 투자의 경우 105억 원 전액 손실됐다. 그 외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도 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MBC의 자회사인 MBC플러스는 여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업을 중단해 최소 74억 원에서 최대 88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9년 12월에는 다른 자회사인 MBC아트를 흑자 기조로 만들기 위해 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안과 함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방문진 회의에 상정했다. 방문진은 원안대로 이를 의결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명예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임원 임금 반납, 회사경비 절감, 임금피크제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후 MBC아트는 이 방안대로 임원 임금을 일부 반납 받았으나, 2022년에는 임원 임금을 인상했고, 임금피크제 폐지로 직원들 임금도 올렸다.

방문진은 MBC로부터 MBC아트의 적자 상황 등을 수차례 보고받았다. 다만 경영정상화 방안 이행여부를 점검하거나 새로운 대책 마련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선 방문진 측의 자료 거부로 확인하지 못헀다.

감사원은 또 방문진이 MBC의 울트라뮤직페스티벌 수익금 지급 지연, 미국 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선지급 투자금 회수 난항 등을 인지했음에도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감사원은 방문진에 '방송문화진흥회법' 및 '상법'에 따라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고,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없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관련자에 대해 징계 요구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앞서 2022년 11월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권태선 이사장 체제의 방문진이 당시 MBC 박성제 사장과 전임 최승호 사장의 MBC 방만 경영을 보고받고도 별다른 관리·감독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2023년 3월 청구인이 주장한 9개 청구 사안 중 6개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같은 해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감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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