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구하기’ 나선 한앤컴퍼니, 제2 웅진식품 프로젝트 시동

입력 2024-09-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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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주당 5000원→500원 액면분할…주가 10% 이상 껑충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입구의 간판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입구의 간판 (사진=연합뉴스)

“한앤코 믿고 갑니다. 한앤컴퍼니 만세”,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이제 100만 원 아니 주당 만 원 가는 건 시간문제”, “의구심이 공시로 다 해소. 액분(액면분할)은 공개매수에 절대 불리한데 주가부양 의지가 있다는 것.”(남양유업 종목토론방)

남양유업의 주가가 오너 경영 끝 무렵 수준으로 돌아가자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구하기에 나섰다. 한앤코 체제가 시작된 지 약 6개월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주가부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 대비 12.54% 오른 53만4000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58만1000원까지 오르며 60만 원을 넘보기도 했다.

주가를 밀어올린 건 남양유업의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이다. 남양유업은 9일 약 231억 원 규모의 자사주 4만269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소각 예정일은 19일이다. 또 유통 주식수 확대를 위해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최근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해 말 오너경영 끝 무렵인 47만 원대까지 내려왔다. 한앤코의 인수로 올해 초 주가가 64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하락을 거듭하며 올해 들어 -21%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로 주가가 뛰어오르며 단숨에 -11%로 올해 주가 하락률을 메웠다.

남양유업의 주주이자 주주행동주의를 펼쳐온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저평가돼 온 남양유업 주식의 재평가를 위한 회사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한앤코에 전체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공시해 일반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증권가는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제2의 웅진식품 신화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한다. 한앤코는 주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뒤 상장시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되파는 ‘바이아웃(Buyout)’에 강한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웅진홀딩스로부터 웅진식품 지분 57.8%를 1150억 원에 인수했다가 기업가치를 높여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두 배 이상 가격(2600억 원)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당시 한앤코는 착즙주스 사업을 확대하고, 815 콜라를 재출시하며 경쟁력 있던 음료 브랜드의 입지 강화에 힘썼다. 동시에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바꾸고 수익 구조가 좋지 않은 냉장주스, 껌 생산·판매를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투자자들은 한앤코의 남양유업 경영으로 회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매출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기존 대형 브랜드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제고, 동남아 수출 확대, 비용 절감, 자산유동화 등 할 일이 많다”면서 “뭐가 먼저든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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