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소비가 대세…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쓴다

입력 2024-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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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9-03 17:0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고물가에 소비자 지출여력 약화
20대 이하 신용카드 이용 큰 폭↓
휴면카드도 200만장 가까이 증가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고, 그만큼 신용카드를 덜 쓰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약화된 탓에 신용카드 대신 소비가 한도만큼 제한되는 체크카드 이용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수는 6236만9000장으로 전년동기(6144만1000장) 대비 92만8000장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 이용액도 27조932억 원에서 27조5537억 원으로 약 4605억 원가량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 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8개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2016년 6788만5000장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17년 6741만9000장 △2018년 6656만4000장 △2019년 6603만6000장 △2020년 6574만9000장 △2021년 6265만4000장 △2022년 6127만6000장 △2023년 6129만7000장으로 감소세에 들어섰다.

이처럼 그간 내리막을 걸어오던 체크카드 발급 수가 올 2분기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카드 소비자들이 과도한 소비를 자제하려는 소비 풍조가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과소비 우려가 있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통해 ‘버는 만큼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연말정산 때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이 신용카드(15%)보다 높은 점이 체크카드 사용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들이 줄어든 데 이어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축소되자 소비자들이 체크카드로 눈을 돌렸다.

카드사들이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잇따라 출시한 점도 체크카드 발급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 2분기 카드 발급 수가 1215만3000장으로 전년동기(1140만5000장) 대비 74만8000장 증가하며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6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한카드 역시 2월 출시한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에 힘입어 체크카드 발급 수가 2060만4000장에서 2097만6000장으로 37만 장 늘었다.

▲신용카드 결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신용카드 결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신용카드 이용은 줄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빅데이터 활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첫째 주 이후 줄곧 하락하는 추세다.

증가율은 2021년 4~5월 10%를 웃돌았고 올해 1~2월까지도 5%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4월에는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한 뒤 이후부터는 증가율이 최대 1%대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특히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하며 눈에 띄게 떨어졌다. 30대(-0.3%)와 40대(-1.4%)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발급받은 후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도 200만 장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휴면 신용카드는 1487만70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97만4000장) 대비 190만3000장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신용카드 사용량이 감소하며 휴면카드도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둔화로 소액결제 위주로 체크카드 이용액과 발급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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