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부인과가 비뇨기과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분야가 됐습니다. 로봇수술은 의사 입장에서 잘 볼 수 있고, 양손을 동시에 쓸 수 있어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만큼 환자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김태중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9일 열린 ‘여성 부인과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 전략과 로봇 수술 치료 옵션’ 미디어 세션에서 로봇 수술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여성 질환 수술은 개복 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 여러 옵션이 존재한다. 환자는 수술이 꼭 지금 꼭 필요한 상황인지, 수술 범위는 어떠한지 등을 고려하게 된다.
김 교수는 “로봇 수술이 배우기 쉽고 의사로서 더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이전 의사들의 경우 오랜 훈련과 경험을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정교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복강경 수술로 트레이닝 받았지만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후, 다시는 과거의 방식으로 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자궁이나 난소 등에 문제가 생기면 △가임력 저하 △비정상 생리 △통증 △압박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다만 여성질환의 경우 증상과 출산계획,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김 교수는 “여성 양성질환의 경우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고려할 점이 많다”며 “출산할 계획이 있다면 불편함이 있더라도 수술할 수 없다. 하지만 40대 초반의 경우 강력하게 자궁절제술을 강력히 권한다. 그 여성이 겪을 불편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여성질환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이 있다. 자궁근종의 경우 가임기 여성의 20~5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 여성 호르몬, 성장인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자궁내막증은 복강 내에서 생리혈이 제거되지 못하고 난소나 기타 복강 내 여러 장소에서 자라나 병변을 형성하게 되는 질환이다. 자궁선근증은 비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자궁내막 조직에 의해서 자궁의 크기가 커지는 증상을 말한다
김 교수는 “필요할 때 그 상황에 맞는 치료방법에 따라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여성 질환의 경우 염증성 질환이 많은데 유착(들러붙음)을 유발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난소기능이 저하되고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예전에 여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개복 수술을 하거나 최소침습수술(MIS)인 복강경 수술을 진행했다. 구멍을 여러 개 뚫어 치료하는 방식에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일공(single-port) 수술로 발전했고, 더 나아가 자연개구부를 이용한 무흉터 수술(NOTES)까지 발생하게 됐다.
김 교수는 “로봇 수술 도입은 수술 분야에서 정말 큰 혁신”이라며 “인튜이티브사의 다빈치(da Vinci)와 같은 로봇 수술을 활용하면 기존 수술 대비 잘 보인다. 복강경 수술도 3차원을 이용하지만 로봇 수술의 경우 양손을 동시에 쓰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어 의사로서 더 편리함을 느낀다. 이를 통해 환자의 만족도도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저보다 젊은 후배들은 로봇 수술을 더 선호한다. 더 배우기 쉽고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에서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분야가 비뇨기과를 제치고 산부인과가 됐다. 여성 질환의 경우 골반이라는 곳의 특성상 유착이 많이 생긴다. 유착이 많은 염증성 질환에서 로봇 수술이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디어 세션은 인튜이티브에서 주최했다. 1995년 설립된 인튜이티브는 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 ‘다빈치’를 개발했다. 2024년 기준 71개국에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을 공급했고, 1420만 건 이상의 로봇 수술이 이뤄졌다. 인튜이티브에 따르면 로봇 수술은 환자의 통증은 적고 합병증도 최소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