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갖출 건 다 갖췄다”…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기]

입력 2024-08-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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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전기차로 성공적 변신
차체 키우고 현대차 EV 디자인 적용해
안정적 주행…1회 충전에 315km 달려
2000만 원대 합리적 가격…실용성 ‘폭발’

▲캐스퍼 일렉트릭 정면 디자인.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며 그릴이 사라졌다. (이민재 기자 2mj@)
▲캐스퍼 일렉트릭 정면 디자인.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며 그릴이 사라졌다. (이민재 기자 2mj@)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라인업을 또다시 확장했다. 주인공은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경형 내연기관차인 캐스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스퍼 일렉트릭은 실구매가 2000만 원 초·중반대라는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전기차 대중화’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출시와 동시에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라는 두 가지 암초를 동시에 만난 캐스퍼 일렉트릭이 이를 헤쳐나갈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지 직접 시승했다.

전기차 디자인 적용·차체 키우며 새로움 더했다

▲측면으로 돌아서면 기존 캐스퍼 대비 길어진 차체가 느껴진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으로 돌아서면 기존 캐스퍼 대비 길어진 차체가 느껴진다. (이민재 기자 2mj@)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체적인 디자인 측면에서 새로움이 느껴지는 차는 아니다. 이미 귀여운 이미지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캐스퍼의 정체성은 살리되 전기차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다.

전면에서는 내연기관차의 그릴이 사라지며 원형 헤드램프가 존재감이 커졌다. 보닛 쪽에 붙은 라이트는 현대차 전기차 특유의 픽셀 그래픽이 적용돼 세련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더했다. 운전석 쪽 전면부에는 충전 포트가 위치해있다.

▲뒷문 손잡이 부분에 그려진 캐스퍼 일렉트릭 캐릭터. (이민재 기자 2mj@)
▲뒷문 손잡이 부분에 그려진 캐스퍼 일렉트릭 캐릭터.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는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뒷문 손잡이에 추가된 캐스퍼 일렉트릭 특유의 캐릭터 형상은 귀여움을 한층 배가시킨다. 후면에도 전면과 마찬가지로 픽셀라이트를 적용했다.

사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장 큰 변화는 차체 크기가 커졌다는 점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캐스퍼보다 전장 230mm, 전폭 15mm를 늘리며 차체를 대폭 키웠다. 덕분에 충분한 크기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은 물론 실내 공간도 크게 넓혔다.

▲캐스퍼 일렉트릭 1열. 다양한 물리버튼이 배치돼 익숙한 조작감을 제공한다. (이민재 기자 2mj@)
▲캐스퍼 일렉트릭 1열. 다양한 물리버튼이 배치돼 익숙한 조작감을 제공한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로 들어오면 넉넉해진 공간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특히 뒷좌석 공간은 헤드룸, 무릎거리가 충분해 키 175cm인 기자가 앉기에도 크게 부족한 느낌이 없었다. 다만 경차인 만큼 트렁크 공간은 넓지 않았다. 운전석에서는 다리와 왼팔 모두 다소 좁은 느낌이 들었다.

▲캐스퍼 일렉트릭 2열. 키 175cm인 기자가 않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이민재 기자 2mj@)
▲캐스퍼 일렉트릭 2열. 키 175cm인 기자가 않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이민재 기자 2mj@)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다양한 물리 버튼으로 캐스퍼 일렉트릭을 처음 타는 와중에도 어색함이 없었다. 운전석과 동승자석 사이가 뚫려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앰비언트 라이트 하단, 조작부 하단 등 곳곳에 크고 작은 수납공간이 배치돼 유용하다. 변속 레버는 컬럼식이 적용됐다.

▲캐스퍼 일렉트릭 트렁크 공간. 경차인 만큼 넓지는 않다. (이민재 기자 2mj@)
▲캐스퍼 일렉트릭 트렁크 공간. 경차인 만큼 넓지는 않다. (이민재 기자 2mj@)

무난하고 안정적인 주행…315km에 달하는 주행거리

시승 지역인 파주에 엄청난 폭우가 내리며 캐스퍼의 출력을 제대로 느끼긴 어려웠다. 다만 약 2시간에 걸친 시승 동안 느껴지는 것은 작은 차체에도 꽤나 안정감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주행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 무난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눈에 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주행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 무난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눈에 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제는 없으면 어색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폭우 속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였다. 폭우로 전방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차간 거리 조절에 따라 앞차와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며 달리는 것은 물론 차선 유지도 문제없이 해냈다.

비가 적게 오는 일부 구간에서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력은 약 115마력(ps)인데, 출력 자체가 강하지는 않지만 전기차인 만큼 가속감은 경쾌하다. 다만 80km/h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한번 쉬었다가 다시 속도를 붙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속 100km 수준에 도달했을 때 들리는 풍절음은 다소 아쉽지만 도심에서 주로 사용될 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달리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달리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주행감 자체도 준수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장 큰 특징은 작은 차체에서도 충분한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49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돼 상온 기준 315km에 달하는 주행 거리를 나타낸다. 전비도 5.6km/kWh로 차체가 작은 만큼 다른 전기차에 비해 좋은 성능을 보인다. 개인마다 편차가 크겠지만 실제 주행에서도 6.1~2 수준의 전비를 볼 수 있었다.

▲페달오조작안전보조(PMSA)를 시연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페달오조작안전보조(PMSA)를 시연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아울러 캐스퍼에 적용된 페달오조작안전보조(PMSA)도 안정성에 기여한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상태, 또는 출발 이후 저속 주행 상태에서 0.25초 이내에 가속 페달을 100% 밟을 경우 이를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차량이 스스로 주행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날 PMSA 시연 상황에도 폭우로 물체 감지 등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량이 장애물 앞에 정상적으로 멈춰섰다.

합리적 가격대, 실용성 갖춘 전기차 찾는다면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좋은 전기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당연히 캐스퍼 일렉트릭을 꼽기는 어렵다. 그러나 2000만 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대, 작은 차체에도 충분한 공간과 주행감을 선사할 수 있는지 등 실용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항상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실용성 가득한 경차와 전기차의 교집합을 찾는다면 눈여겨볼 차는 많지 않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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