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가공식품 수출 46% 성장
밀가루보다 비싼 원가…“가격이 고민”
'쌀의 날(매년 8월 18일)'을 맞아 식품업계가 쌀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쌀밥에 대한 수요가 줄자 만두, 음료, 라면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기업들은 올해 쌀을 활용한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9일 밀가루 반죽에 쌀을 넣어 쫀득한 맛을 살린 '비비고 우리쌀 만두'를 선보였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루쌀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가루쌀은 일반 쌀과 다른 품종인 '바로미2' 등으로 만든다. 이 품종은 글루텐이 없어 소화에 부담이 적고, 기름을 덜 흡수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CJ제일제당은 쌀 만두 외에 쌀의 날을 맞아 '황금노들쌀' 단일 품종으로 만든 '햇반 황금쌀밥'도 출시했다. 네이버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으로 윤기가 흐르는 찰진 식감이 장점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달 국내산 가루쌀과 현미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음료 '유아왓유잇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를 출시했다. 환경, 동물복지 등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가루쌀을 활용한 라면도 있다. 농심은 6월 가루쌀로 만든 '별미볶음면 매콤찜닭맛'을 내놨다. 튀기지 않은 건면에 매콤한 찜닭 소스를 조합한 제품이다.
이밖에 CJ제일제당, 대한제분과 함께 국내 3대 제분회사로 꼽히는 사조동아원은 가루쌀을 활용한 부침·튀김가루를, 샘표는 국산 가루쌀을 활용한 '국산 100% 조선고추장'을 최근 선보였다. 지난해 마들렌, 휘낭시에 등 쌀빵을 선보인 SPC삼립은 곧 와플, 스틱빵 등 신제품 4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식품업계의 잇딴 쌀 관련 신제품 출시는 국내 쌀 소비량 감소로 정부가 소비 촉진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하루 154.6g에 불과하다. 쌀 150g이 한 공기 반~두 공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명당 하루 두 공기를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식생활 변화로 쌀 대신 고기, 야채, 국수 등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쌀 소비량이 줄면서 편의점에선 1~2인 가구에 맞춘 150g 단위 쌀 포장 제품도 출시됐다.
대신 가루쌀 등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관련 수출액은 성장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6612만 달러(한화 약 2256억 원)로, 지난해보다 45.6% 증가했다. 냉동김밥, 즉석밥, 떡류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쌀 소비를 위해 나섰지만 식품업계는 쌀 가공식품 제조 시 재료비가 남모를 고민 거리다. 가루쌀 가격은 1kg당 3000~4000원대로 수입산 밀가루 2000원에 비해 비싼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루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는 어렵지 않지만, 높은 원가 탓에 소비자가격이 밀가루 제품보다 약 2배가량 비싸게 책정된다”며 “궁극적으로 가루쌀 가격이 낮아져야 기업들도 제품을 지속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