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엠폭스 확산에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언…“전 세계 감염 가능성 우려”

입력 2024-08-15 07:26 수정 2024-08-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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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해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원위치
1만4000명 이상 감염…어린이 환자 속출

▲세계보건기구(WHO) 로고. 제네바(스위스)/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 로고. 제네바(스위스)/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중심으로 재확산하는 엠폭스(MPOXㆍ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해 5월 WHO는 엠폭스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PHEIC를 해제했는데 1년 3개월 만에 다시 원위치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받아들여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선언했다. 국제 보건규약 긴급 위원회는 특정 질병에 대해 PHEIC 선언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자문 기구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엠폭스 확산은 모두가 우려해야 할 문제”라며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 선포 시 WHO는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고 회원국에 대한 예방, 감시, 대응 조치 등을 권고하게 된다.

긴급위원회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엠폭스의 확산이 빠르고 발병국의 의료 역량이 취약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재유행한 엠폭스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 창궐했던 바이러스의 하위 계통이며 지난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WHO는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콩고민주공화국을 시작으로 엠폭스가 확산해 1만40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511명이 사망했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토착병으로 불리는 엠폭스는 이 지역에서 수십 년간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부룬디,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4개국에서 약 50건의 확진ㆍ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매개돼 성인 남성 감염률이 높았던 이전과 달리, 올해는 어린이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엠폭스는 체액, 혈액 또는 점막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호흡기 분비물로도 옮길 수 있다. 감염 초기 발열, 두통, 근육통 같은 증상을 보인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피부 발진이다. 붉은 반점으로 시작돼 점차 돌출된 병변으로 변한다. 병변은 수포성 발진 증상을 동반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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