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25년’ 마두로 3선할까…“정권교체 시 국제유가 영향”

입력 2024-07-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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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베네수엘라 대선
국가경제, 유가 폭락에 하이퍼 인플레이션
서방 언론, 정권교체 전망
마두로 패배 시 미국 원유 제재 해제될 듯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7일(현지시간)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7일(현지시간)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가운데, 20년 넘게 반미 정책을 고수해 온 베네수엘라의 국민이 이번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이 걸려있는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크다. 반미 노선을 걸었던 25년간 베네수엘라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탓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들어선 후 경제는 자유 낙하했다. 유가는 폭락했고 물가는 무려 13만 % 치솟는 이른바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빠졌다. 반미 노선으로 일관한 데 따른 성적표였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에선 국가를 탈출하는 대량 이주가 발생했다. 여론조사 업체 델포스가 4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5%는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마두로 대통령은 여전히 반미 행보를 보인다. 그는 지난주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 “미국은 우리 국민을 복종시키려 했다. 그러나 우린 당당히 서서 28일 승리를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내가 선거에서 지면 이 나라는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야권을 향해 경고 메시지도 날렸다.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막을 야권 후보로는 외교관 출신 중도우파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낙점됐다. 이번 대선에 마두로 대통령의 대항마로 9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위협을 줄 만한 후보는 우루티아가 유일하다고 AP는 짚었다.

대선 향방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베네수엘라 내 친정부 매체들은 마두로 3선을 예상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은 정권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패배 후 승복할지도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야권은 압도적인 승리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마두로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야권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마두로가 선거를 훔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야권은 2018년 대선 당시 공정하지 않다고 보이콧한 적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원유 시장도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정권 교체 시 원유 공급이 많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4월 마두로 정부가 대선 공정성과 관련한 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유 제재를 다시 부과했다.

BBC는 “마두로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들과의 관계는 험난했다”며 “(정권이 바뀌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부과하던 석유 제재가 해제되면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은 원유 생산을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에 달렸다”며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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