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장기공공임대주택 재정비 과정에서 사업 승인 전에도 입주민이 이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SH공사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법(장기임대주택법)'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장기공공임대 재정비사업은 장기임대주택법에 따라 노후한 임대단지를 철거 후 신축해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지인 노원구 하계 5단지와 상계마들단지를 시작으로 준공 후 30년이 지난 임대주택 단지를 단계적으로 재정비할 방침이다.
재정비사업 착수를 위해서는 기존 입주민의 이주가 선행돼야 하는데 현행 장기임대주택법은 사업 승인 이후부터 이주가 가능하도록 해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착공 지연으로 늘어나 사업비는 주택의 임대·분양가에 반영된다. 기존 입주민이 재입주까지 장기간 기다려야 하고 이주를 위해 비워둔 임대주택의 공가 관리비도 문제다.
SH공사가 마련한 개정안은 사업계획 공고가 된 후라면 사업승인 전이라도 이주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이 개정되면 사업승인 전 이주 기간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현행 장기임대주택법의 한계로 불필요한 공가 관리비가 낭비되고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이라며 "개정을 통해 3만 가구에 달하는 서울시 전역의 노후 임대주택을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도록 국토부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