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부터 ‘오픈런’ 대기줄 행렬
달콤한 과일 술ㆍ하이볼 '믹솔로지' 인기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전시장에 들어서자 사과, 복숭아, 거봉, 살구 등 각종 과일 맛이 나는 달콤한 술로 코끝이 달달해지는 기분이었다.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1992년 처음 개최한 국내 최고 역사를 가진 주류산업 박람회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와인과 맥주, 전통주, 위스키 등 주류 제조사는 물론 관련 설비와 기자재, 안주까지 술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 올해 박람회엔 하이네켄 코리아, 골든블루, 국순당 등을 비롯해 중소규모 양조장까지 300여 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행사 첫 날부터 ‘오픈런’ 인파가 상당했다. 11시부터 입장할 수 있는데, 한 시간 전부터 출입구 앞 대기 행렬이 늘어져 있었다.
박람회장에 들어서니 막걸리 등 전통주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갖 과일로 달콤함을 더한 제품들이 특히 관람객을 유혹했다. 여성 관람객으로 붐비는 한 부스를 보니, 이곳의 최고 인기 술은 전남 고흥 양조장에서 만든 ‘유자주’였다. 유자의 노란빛을 그대로 품은 술로, 달콤·상큼함이 가득했다.
유자주 부스에서 몇 발자국을 지난 부스에는 뱀이 그려진 빨간빛의 술이 보였다. 국내 전통주 업체가 생산한 리큐르 제품으로 오렌지, 망고스틴, 패션프루트 향이 나는 달콤한 술이다. 시음해 보니,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하더라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막걸리 제품 상당수가 과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사일로 브루어리’는 이날 사일로 막걸리 복숭아를 자신있게 추천했다. 복숭아과즙액을 넣어 복숭아 주스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막걸리다. 업체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기본 막걸리보다 낮은 8도라 음용하기에 부담이 없다”고 했다.
와인들도 대부분 사과, 복숭아 등 향을 덧입고 있었다. 이 가운데 ‘고도리 와이너리’ 제품이 시선을 끌었다. 복숭아, 거봉, 자두,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과일을 담은 와인이 풍부했다. 맥주 역시 청사과, 망고, 체리 등 과일 맛이 나는 제품이 심심찮게 보였다. 대학생 김나영(24) 씨는 “평소 달콤한 술을 좋아하는데, 박람회에 생각보다 다양한 과일주 제품이 있어 놀랐다”며 “맛을 본 술 대부분이 자연스러운 과일 맛이 나서 앞으로도 종종 사 마실 것 같다”고 말했다.
위스키 코너는 작년부터 시작된 하이볼 등 ‘믹솔로지’(Mixology) 제품 인기가 여전했다. 믹솔로지는 술과 음료 등을 섞어 먹는 문화로, 지난해 국내 위스키 판매량 증가를 이끈 주류 트렌드다. 골든블루는 이날 ‘골든블루 사피루스’와 ‘골든 하이볼’ 시음을 진행했는데, 블루톤의 화려한 골든블루 부스에는 MZ세대로 계속 문전성시였다. 주류 수입사 디앤피스피리츠도 하이볼로 많이 사용하는 ‘페이머스 그라우스’, 입문자용 위스키 ‘리마바디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보였고, 칵테일용 리큐르 ‘볼스’ 시음도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이번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6일까지 이어진다. 메인 행사인 각종 주류 박람회와 더불어 ‘한국술 소믈리에 경기대회’, ‘코리안컵 칵테일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