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밸류업·AI株 ‘콕’ 집었다

입력 2024-07-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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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공시’ 나선 키움증권 담자 52주 신고가 경신
밸류업 계획 밝힌 DB하이텍도 비중 확대 후 상승세
삼화전기·대한전선·비에이치 등 보유량도 늘려
“밸류업 방향성이 일치하면 자금 투자 가능”

(사진= 국민연금공단)
(사진=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 의사를 밝힌 종목들의 지분을 늘리자 밸류업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인공지능(AI) 테마로 묶인 전기·전선 관련 종목들의 보유량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한 수출 호재로 주가가 오른 방산주는 비중을 줄이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4일 오후 3시 3분 기준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4.09%(5300원) 오른 1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13만9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소폭 내린 상태다. 이달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국민연금이 키움증권에 대한 지분을 늘린 데다, 정부가 주주환원(자사주 소각·배당)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일 키움증권에 대한 주식 보유량이 6월 28일 기준 11.39%라고 공시했다. 3월 말 10.94%에서 비중을 늘렸다.

앞서 키움증권은 5월 28일 상장사 중 가장 먼저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등을 3개년 목표로 제시했다.

이날 같은 시간 삼성증권은 2.91%(1200원) 오른 4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밸류업 관련주로 묶이는 삼성증권 비중도 3월 말 10.50%에서 6월 말 11.54%로 늘렸다.

DB하이텍은 전 거래일 대비 5.71% 상승 중이다. 2일 국민연금은 6월 25일 기준 DB하이텍의 주식 7.29%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직전 보고서를 낸 2월 19일 기준 6.27%에서 비중을 확대했다. DB하이텍은 14일 밸류업 계획 관련 일정을 공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밸류업 공시 관련 일정 발표했던 콜마홀딩스의 자회사 한국콜마에 대한 보유 비중도 3월 말 10.75%에서 6월 말 11.31%로 늘렸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구체적인 계획이 밝혀지고 방향성이 맞으면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기금본부의 존재 이유는 기금 운용 수익 극대화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은 전체 기금 수익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적극 찬성하는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이 밝혀지고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판단 내려지면 자금을 투자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AI 관련 주로 분류되는 종목들도 비중을 늘렸다. 애플에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의 보유비율을 3월 4일 6.18%에서 5월 31일 7.33%로 늘렸다. 삼화전기(10.06%), 대한전선(5.01%), 자화전자(8.09%) 등도 지분을 대폭 확보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의 등장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지고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사이클이 도래했다”며 “15년만에 도래한 전력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국민연금은 셀트리온의 비중을 지난해 말 5.22%에서 올해 6월 5일 기준 6.24%로 늘렸다. 셀트리온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의 보험사 환급이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방산주는 최근 주가가 대폭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서며 비중을 줄이고 있다. 2일 국민연금은 LIG넥스원의 보유 비중을 올해 1월 17일 기준 12.95%에서 5월 17일 기준 10.67%로 줄였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중은 3월 16일 기준 8.58%에서 5월 22일 기준 7.56%로 낮췄다. 풍산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준 11.28%에서 올해 6월 27일 기준 9.19%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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