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애·인술’ 실천한 윤대원 일송학원 이사장 별세, 향년 79세

입력 2024-06-26 09:03 수정 2024-06-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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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췌장이식 성공 외과의사…한림대의료원 발전 이끌어

인간애와 인술의 가치 강조, 응전과 시대혁신 선도
의료사회복지·화상치료 힘써…병원 스마트화·글로벌 협력 확장 공헌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사진제공=학교법인일송학원)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사진제공=학교법인일송학원)

국내 최초 췌장이식 수술을 성공한 외과의사이자 한림대학교와 한림대의료원 발전을 이끌어온 도헌(陶軒)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이 25일 오후 4시 2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장례는 학교법인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장례가 끝난 후 고인은 경기 남양주시 금곡면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상임이사, 차남 윤희태 도움박물관 관장, 장녀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있다.

윤대원 이사장은 1945년 6월 23일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고(故) 윤덕선 학교법인일송학원 설립자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톨릭의과대학에서 의학 석·박사를 마치고 197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외과학교실에서 장기이식과 첨단의학 연구를 섭렵했다.

1980년 귀국 후 그는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과에서 환자를 돌보며 1985년 한림대학교의료원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1987년에는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수술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한국 의학 발전에 공헌했다.

윤 이사장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장, 한림대학교의료원장을 거치며 의술 보급에 매진하고 경영철학을 새겼다. 외과의사였던 아버지 윤덕선 일송학원 설립자의 뒤를 이어 1989년 학교법인일송학원 2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복지관, 한림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본격 지휘했다.

그는 아직 의술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국내에 더 많은 환자를 돌보기 위한 대형병원 건립을 지속해서 추진했다. 윤 이사장은 1997년부터 시작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1999년 한림대성심병원을 개원하고 2013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여는 등 국내 의료발전과 환자 진료를 위해 힘을 쏟았다.

윤 이사장 취임 이후 학교법인일송학원 산하 한림대학교의료원은 5개 대학병원(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운영하는 대형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또한, 배움이 국력과 인류 행복 추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론 하에 1990년 한림과학원, 1997년 한국컨벤션산업경영연구원, 2004년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 힘썼다. 그의 국가 공헌에 대한 노력은 1992년 보사부장관 표창장 제15927호 수상으로 돌아왔다.

인간애 기반으로 의료사회복지 대폭 확장

윤 이사장은 경영 기간 동안 의료사회복지 확대에 집중했다. 1974년 성심자선병원이 개원했을 때 부원장으로서 영세민을 위한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1991년부터 한국노인보건 의료센터, 성심복지관(현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안양복지관 등을 설립 및 개관했다. 또한,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 화성시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동탄노인복지관 위탁운영 등을 시행했다. 이 기관들은 학교법인일송학원 품에서 20년 넘도록 활발히 운영 중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노숙자, 영세민, 결식아동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0년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민을 위해 2000만 원을 희사했는데, 이 금액이 종잣돈이 돼 ‘SOS 기금회’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는 2006년 정부가 ‘긴급복지지원법’을 제정해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 시행에 초석이 됐다.

윤 이사장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분야임에도 인술을 위해 꾸준히 화상 치료에 관심을 쏟았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소속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은 국내 화상치료의 메카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화상전문병원이며 입체적 치료를 시행하고자 화상환자만을 위한 화상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에는 화상환자 사회복지만을 위한 한림화상재단을 설립했다. 환자의 치료비 후원은 물론, 소아 환자가 흉터와 치료 탓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학업을 이을 수 있는 화상병원학교를 운영했다. 화상병원학교 이용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만2755명에 달한다. 현지 의료기술 및 장비의 한계로 치료받지 못하는 해외 환자를 위해 현지에서 또는 해외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무료치료를 시행하기도 했다. 2018년까지 베트남 등 8개국 화상환자에게 지원된 진료비는 18억2430만 원에 달한다.

병원 스마트화 및 대학 글로컬화 실현

윤 이사장은 2003년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을 선포하고 최고의 진료, 연구, 교육기관으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세부 프로젝트를 다수 시행했다. 2019년에는 병원의 ‘스마트화(smartization)’를 통해 시대 변화를 선도했다. 2023년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에 최종 선정, 1000억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또한, 세계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2004년부터 미국 컬럼비아의과대학, 코넬의과대학, 뉴욕프레스비테리언병원, 조지워싱턴 의과대학, UCLA(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일본 나가사키 대학,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등과 긴밀한 의료학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윤 이사장은 2023년 웁살라대학교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린네 골드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안데스 하그펠트 웁살라대학교 총장은 린네메달 수여식에서 “우리의 가장 큰 영광중 하나인 린네메달 수여로 인해 윤대원 이사장이 우리 대학과의 교류뿐 아니라 국가 간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큰 공헌을 한 것을 인정하고자 한다”며 “한 사람의 업적이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한 사람의 노력과 능력이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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