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백' 논의 중단한 문체부…콘텐츠산업 진흥 계획에도 빠져

입력 2024-06-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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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백' 법제화…OTT 업계 및 시민 사회 반대
티켓값은 상승, 객단가는 하락…"비정상적 현상"
극장 "영업 기밀" vs 제작사 "정보 공개해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시민들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시민들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문화체육관광부가 홀드백(hold back) 논의를 보류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도 홀드백 안건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홀드백과 관련해 객단가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업계 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홀드백 안건이 제외됐다. 지난해 연말 문체부가 발표한 '영상산업 도약 전략'의 핵심 의제였던 홀드백이 아예 논의조차 중단된 것이다.

홀드백이란 한 편의 영화가 이전 유통 창구에서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극장 → IPTV → OTT → TV 채널 순으로 유통된다.

문체부는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협의체'에서 홀드백 법제화를 논의했다. '극장 개봉 후 4개월'을 잠정안으로 마련했지만, 객단가ㆍ스크린 상한제 등에서 업계 내 견해차가 해결되지 않아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나머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홀드백에 관한 부분만 합의해서 발표할 수 없다는 취지다.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에 "홀드백 법제화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극장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OTT 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시민 사회 등 여론에서도 반대 기류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체에서 홀드백을 포함해 객단가ㆍ스크린 상한제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었다. 이 모든 현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아야 협약이 가능한데, 그게 불가능해져서 논의를 중단했다"라고 덧붙였다.

홀드백 대체로 동의…진짜 문제는 '객단가'

최근 영진위에서 열린 '제8차 정기회의'에 따르면, 영화계 관계자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안건은 홀드백이 아닌 객단가 문제였다.

영진위 관계자는 "홀드백은 업계에서 전체적으로 다 동의하는 전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이걸 몇 개월로 할 것이냐, 이런 부분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과정이어서 극명하게 대립하지는 않았다"라며 "가장 큰 게 객단가였다"라고 지적했다.

객단가란 관객 한 명이 한 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을 말한다. 원가에서 각종 할인이 적용된 최종 금액이 객단가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티켓값은 상승했는데, 투자ㆍ배급사, 제작사 등에 돌아오는 수입이 적다는 게 문제다. 극장이 관객 유입을 위해 티켓을 공짜로 뿌리거나 과도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다.

실제로 '노량: 죽음의 바다' 제작사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에 '공짜 티켓 이벤트'를 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제작사가 극장에 이 같은 요구를 공개적으로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티켓값은 오르는데 객단가는 떨어져…"누가 봐도 비정상적 현상"

극장은 코로나19로 무너진 영화관 산업을 복원하기 위해 통신사ㆍ카드사 할인 및 자체 프로모션을 통해 관객 유입에 힘쓰고 있다. 현재 티켓값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이 돈을 다 주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대략 40% 수준이다. 대부분 할인을 받아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관객이 지불하는 티켓값은 1만 원 수준"이라고 답했다.

투자ㆍ배급사 및 제작사 측은 객단가 문제 해결을 위해 극장이 할인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입장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할인이나 공짜 티켓을 뿌리는 건 극장의 영업 활동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개봉 전 할인이나 공짜 티켓 프로모션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식의 협의를 어느 정도라도 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극장 관계자는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객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정보를 다 공개하라는 건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라며 "극장마다 통신사ㆍ카드사와 맺는 계약 내용이 다르다. 또 그 내용을 공개하는 건 계약 내용 누설에 해당한다"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련 단체와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진위 관계자는 "티켓 가격은 오르는데 객단가는 떨어지는, 누가 봐도 비상식적ㆍ비정상적인 현상"이라며 "좀 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입장에서, 공정이라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더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홀드백(hold back)이란 한 편의 영화가 이전 유통 창구에서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극장 → IPTV → OTT → TV 채널 순으로 유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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