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부작용 없는 새 페이로드 물질 연구
표적분해단백질과 방사성의약품 등 부상
암세포를 정밀하게 타깃하는 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진화하고 있다. 암세포를 사멸하는 페이로드를 기존 합성의약품에서 다양한 물질로 바꾸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한 ADC 연구가 활발하다. ADC는 항체, 페이로드(약물), 링커로 구성된 항암제다. 이중 페이로드가 암세포를 공격한다.
업계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성공 이후 페이로드를 ADC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결국 암세포를 치료하는 핵심은 약물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ADC가 합성의약품을 페이로드로 활용했다면, 업계에서는 새로운 페이로드로 ADC를 개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주목받는 건 표적단백질분해(TPD)다. TPD는 저분자 물질을 이용해 세포 내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과 관련 있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원리다. TPD는 약으로 만들 수 없는 단백질에도 결합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접근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ADC에 TPD를 페이로드로 적용한 것이 분해약물항체접합체(DAC)다. 국내에는 오름테라퓨틱과 테라펙스가 개발 중이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ADC와 TPD를 결합한 DAC 물질 ‘ORM-6151’를 총 2300억 원 규모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도 승인받았다.
TPD 기술을 보유한 테라펙스와 ADC 링커 기술을 보유한 피노바이오는 DAC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TPD 기술과 ADC 링커 기술을 결합해 DAC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해 정상 세포에 대한 선택성을 확보해 독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했을 때 장점은 부작용이 적고 적은 용량으로 충분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존 ADC의 페이로드는 강한 독성을 지녔는데, 혈액을 순환하다보면 일부 페이로드가 접합체에서 분리되는 경우가 있다. 분리된 페이로드는 정상 세포도 사멸시켜 부작용을 일으킨다”면서 “TPD는 표적단백질만 분해하도록 설계돼 접합체에서 분리가 돼도 정상 세포를 광범위하게 죽이지 않아 부작용이 적다. 또 분해제는 촉매 역할을 해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한 항체방사성동위원소접합체(ARC) 개발도 시작됐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약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 암세포에 도달한 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내보내 암조직을 파괴한다. ARC는 ADC와 유사한 형태로 항체에 합성의약품 대신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약물이다.
방사성의약품은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종양표적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리간드에 방사성핵종을 탑재,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셀비온과 동아에스티의 ADC 전문 계열사 앱티스가 국내 최초로 ARC 개발을 시도한다. 양사는 지난달 ARC 연구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앱티스의 링커 플랫폼에 셀비온의 방사성의약품을 접목해 위암과 췌장암 타깃의 ARC를 개발할 예정이다. 셀비온과 앱티스는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중 하나인 Ac-225를 활용할 계획이다.
셀비온 관계자는 “ARC는 ADC와 구조가 똑같아 ARC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ADC는 독성이 강해 부작용이 문제인데, 방사성의약품은 반감기가 있어 시간이 지나면 몸에서 사라져 부작용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