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느껴지는 가벼운 두통은 휴식을 취하며 견디거나, 진통제를 복용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참기 어려운 통증이 찾아오고, 진통제도 도움이 되지 않으면 뇌혈관과 관련된 중증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영상 검사와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통에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을 비롯해 군발성 두통, 측두 동맥염, 부비동염에 의한 두통, 삼차신경통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원인 유무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두통은 일차성, 특정 기저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두통은 이차성이다.
통증 부위를 명확히 파악하면 두통의 종류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 긴장성 두통은 머리 양쪽에서, 군발성 두통은 눈 주위나 머리 한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측두 동맥염과 부비동염에 의한 두통은 두피나 얼굴 부위를 누를 때 발생하는 압통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질환에 따라 시력저하나 전신 증상, 안면부 압박감, 콧물, 코막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삼차 신경통은 안면부를 칼로 도려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수초에서 수분 내 최대 강도에 도달하는 심한 두통은 지주막하 출혈, 수막염, 혈관수축 증후군, 경동맥 박리 등의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과 함께 일측마비, 감각 이상, 인지장애, 시력 변화 등이 동반되면 뇌졸중, 일과성 허혈 발작 등 신경학적 응급상황일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검사는 두통의 원인 중에서도 뇌종양, 뇌출혈, 뇌혈관 이상과 같은 심각한 기저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실시한다. 다만, 정밀한 영상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두통이 지속된다면 일차성 두통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은 통증 부위 이외에도 통증 양상을 포괄적으로 살펴봐야 가능하다. 영상검사에 앞서 환자가 △두통 발생날짜 및 지속시간 △두통 강도 △두통 위치 △두통 양상 △두통 유발요인 △동반증상 등 6가지 요소를 기록한 ‘두통 일기’를 준비한다면 진료 시 활용할 수 있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의 정도가 경미하고 가끔 발생한다면 진통제 복용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나 두통이 장기간, 자주 발생하고 진통제의 효과가 없다면 전문 의료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두통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이 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 시력 변화 등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단순 두통이라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통증 부위, 양상, 빈도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