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막구균 4가 백신 새롭게 등장, 글로벌 제약사 경쟁 붙나

입력 2024-03-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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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GSK 경쟁 예고…비급여 시장, 가격 경쟁력 관건

▲사노피의 수막구균 4가 백신 ‘멘쿼드피’(왼쪽)와 GSK의 ‘멘비오’. (사진제공=각사)
▲사노피의 수막구균 4가 백신 ‘멘쿼드피’(왼쪽)와 GSK의 ‘멘비오’. (사진제공=각사)

국내 백신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노피가 수막구균 4가 백신 ‘멘쿼드피’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는 최근 침습성 수막구균 예방백신인 멘쿼드피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멘쿼드피는 수막구균 혈청형 A, C, W, Y를 예방할 수 있는 완전 액상형(Fully-liquid vial) 4가 백신이다. 2세부터 55세 대상 1회 접종으로 허가됐다.

사노피가 국내에 수막구균 백신을 들여온 것은 두 번째다. 이미 4가 백신인 메낙트라를 출시한 바 있다. 사노피 측은 새롭게 도입하는 멘쿼드피는 메낙트라 대비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노피에 따르면 디프테리아 단백질을 활용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테타누스(파상풍) 단백질을 활용했다. 항원량 역시 메낙트라는 A, C, W, Y 각 4ug씩 포함됐지만, 멘쿼피드는 각 10ug씩 포함됐다.

국내 수막구균 백신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노바티스가 2012년 처음으로 4가 백신 ‘멘비오’를 출시하며 시장을 독점했다. 이후 2014년 GSK가 노바티스의 백신 사업부 인수하면서 멘비오에 대해 제품허가권을 획득했다. 멘비오는 생후 2개월부터 55세를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다.

이후 2014년 사노피가 후발 주자로 국내에서 메낙트라를 출시했다. 생후 9개월부터 55세를 대상으로 허가돼 멘비오보다 접종 범위가 다소 좁다.

국산 수막구균 백신을 선보인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4가 백신인 ‘EuMCV4’를 개발하고 있다. 또 유바이오로직스는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X혈청을 더한 5가 백신 ‘EuMCV5’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다.

수막구균 감염은 치명률이 10~14%에 달해 2급 법정 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국내 감염 사례가 많지 않으며 필수 접종 백신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비급여 시장만 형성된 상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정보에 따르면 멘비오와 메낙트라의 접종 비용은 모두 15만 원으로 동일하다.

이에 업계는 가격경쟁력이 향후 시장 점유율 확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수막구균 백신은 코로나19나 간염바이러스 백신처럼 불특정 다수가 많이 접종하는 백신이 아니고, 단체 생활이 필수적인 이들을 중심으로 1회 접종하기 때문에 접종 수요가 많지 않아 국내 시장 자체가 크게 형성되지 않았다”라며 “비급여 시장의 특성에 따라 접종 비용 부담을 줄인 제품이 수요를 흡수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에 따르면 수막구균 백신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1년 약 30억 달러(4조11억 원)였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9.1% 증가해 51억 달러(6조8018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백신접근성센터 조사 결과 수막구균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하는 국가는 약 180개국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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