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살아난다…다시 불붙은 글로벌 기업 사냥

입력 2024-03-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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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신기록 日 기업, 적극적 M&A
대규모 M&A로 시장 지표까지 영향
주가 및 지배구조 취약 기업이 표적
디즈니,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맞서

▲일본의 시스템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 전자는 호주의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움을 60억 달러(약 7조9000억 원)에 인수했다. 자금 상황이 좋아진 일본 기업이 속속 글로벌 M&A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 르네사스)
▲일본의 시스템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 전자는 호주의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움을 60억 달러(약 7조9000억 원)에 인수했다. 자금 상황이 좋아진 일본 기업이 속속 글로벌 M&A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 르네사스)

미국과 일본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자금 사정이 좋아진 주요 기업이 대규모 인수ㆍ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기업사냥도 시작했다.

12일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올해 일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한 가운데 자금력이 좋아진 일본 기업이 적극적인 M&A에 나섰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인수합병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과 대조되는 것. 엔화 약세가 지속하고 있으나 이를 상쇄할 만큼 자금이 넉넉해졌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일본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674억 달러(약 89조5900억 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2개월 누적 실적이 작년 4분기와 맞먹기도 한다.

노무라의 글로벌 인수합병 책임자 키요타 아키라는 블룸버그를 통해 “올해는 일본의 M&A 시장이 거래 건수나 규모 면에서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엔ㆍ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르네사스 전자는 호주의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움을 60억 달러(약 7조9000억 원)에 인수했다. 주택 건설업체 세키스이 하우스는 미국 건설업체 MDC 홀딩스를 49억 달러(약 6조4000억 원)에 인수해 사업영역을 미국까지 확장했다.

미국에서도 올해 들어 대형 인수ㆍ합병이 속속 이어졌다. 지난달 원유 시추업체인 다이아몬드 백 에너지(다이아몬드 백)는 경쟁사인 엔데버 에너지(엔데버)를 인수ㆍ합병했다. 다이아몬드백은 이번 합병으로 하루 약 81만6000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M&A 규모가 큰 만큼 시장 지표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시추의 경우 시추 지역이 넓어질수록 시추 원가가 하락한다. 이번 M&A 이후 다이아몬드백의 배럴당 시추 원가는 40달러 미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측했다. 대규모 M&A로 인해 시장 지표마저 영향을 받게된 셈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적인 기업사냥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월트디즈니(디즈니)는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경영권 취득 시도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섰다. 콘텐츠 기업답게 관련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현재 주주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는 4월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현재 이사회와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이사진이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즈니는 자사의 주주 대상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행동주의 펀드의 주총 표 대결은 디즈니를 분열시키고 파괴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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