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과급 변경에 뿔난 노조…현대차 이어 기아, 모비스까지 '특근 거부'

입력 2024-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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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달 1~10일 모든 생산 특근 거부
연초 특별성과급 미지급에 대한 투쟁 돌입
기아 노조, 현대차 노조 만나 공동 대응 논의
현대모비스 노조도 특근 거부 동참 예정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내달 1일부터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사측이 지난 2년 간 연초에 지급했던 특별성과급을 사실상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성 조치다.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며 노조 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특별성과급 관련 투쟁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 따르면 노조는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모든 생산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공휴일인 내달 1일과 토요일인 2일, 9일 특근을 시행하기로 예정돼있었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사측에 특별성과급 미지급 관련 항의 공문도 발송했다. 현대차 노조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리는 내달 5일에는 대의원 본관에서 항의 집회도 열기로 했다.

기아 노조도 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 노조와 만나 공동 대응을 논의한다. 양사 노조는 내달 5일 이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도 열 예정이다.

특별성과급 관련 갈등은 그룹 계열사로도 번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도 전날 전 조합원에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내렸다. 향후 기아차와 일정을 조율해 양재동 항의 집회에도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년 연속 연초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왔다. 2022년 초에는 품질과 안전성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것과 관련 직원에게 400만 원을, 2023년 초에는 ‘글로벌 판매 톱3’를 달성한 성과에 대해 400만 원과 주식 10주를 특별성과급으로 각각 지급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올해도 특별성과급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2일 사측에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측은 올해부터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성과급을 따로 지급하는 대신 임금 및 단체 교섭 통해 보상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특별성과급이 연간 총 보상과 별개로 인식되면서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혼란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3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담화문을 통해 “올해는 지난 2년간의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며 “총 성과 보상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실상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받아들이며 이에 대한 투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용문 현대차 지부장은 성명을 통해 “43000명 조합원의 피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도발”이라며 “회사가 발표한 2024년 생산 계획의 원만한 진행은 전적으로 사측에 달려있음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4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도 합산 영업이익(17조529억 원)보다 10조 원가량 많다. 매출액도 각각 162조6636억 원, 99조80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4%, 15.3%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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