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안건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주총은 다음 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주주총회에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신제윤·조혜경 사외이사 내정자는 다음 달 22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후임이다. 신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다.
조 내정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의장),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조 내정자는 유명희 사외이사와 함께 감사위원 후보로도 추천됐다.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1심 무죄 판결 이후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이 회장도 이사회에 복귀해 경영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구성원이 되면 기업 경영의 법적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진다.
다만 지난 8일 검찰이 항소에 나서며 분위기는 바뀌었다. 아직 항소심 등이 남은 만큼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 복귀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과 추후 대법원 상고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미 무보수 책임경영으로 그룹 경영활동을 이끌고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가 끝나기 전 이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에 앞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미뤄진 것은 경영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삼성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이른 시일 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검찰의 항소에 대해 "준감위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절대적인 독립성 보장"이라면서 "이를 위해선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은 게임처럼 승부를 가르는 것이 아니며 진실을 찾는 과정"이라며 "마지막에는 재판에 승복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할 것이며 이는 사회 유지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검찰의 항소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