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 영향
롯데·신세계百 F&B 경쟁 강화
현대百 명품 브랜드 대거 유치
올해 국내 백화점 빅3 업체의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수익성까지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업계는 위기 돌파를 위해 ‘점포 리뉴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식품에, 현대백화점은 명품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조372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80억 원으로 16.7%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1조8536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1% 줄어든 2952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도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74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9% 줄어든 2363억 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빅3 백화점의 작년 매출 신장률은 9~16% 수준으로, 외형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엔데믹으로 명품에 대한 ‘보복 소비’ 효과가 시들해졌고, 고물가에 따른 소비 둔화 영향이 매출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에 따른 인건비, 수도광열비, 판촉비 등 증가가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게 백화점업계의 중론이다.
백화점업계는 실적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복안으로 ‘리뉴얼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식음(F&B)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백화점은 명품에 힘을 주고 있다. 특색 있는 F&B 브랜드를 유치해 소비자의 발길을 잡고 객단가가 높은 상품으로 수익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인천점에 미래형 식품관을 표방한 ‘푸드 에비뉴’를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푸드에비뉴를 열기 위해 약 2년 동안 기획, 7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했다. 지하 1만1500㎡의 공간에 고급 식재료 매장 및 유명 F&B 매장이 들어선 푸드 에비뉴는 과일, 채소, 정육, 생선 등 모든 신선 상품의 손질, 세척 및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올 한 해에만 약 100여개의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다. 노티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블루보틀 등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을 대거 유치했다. 롯데쇼핑이 백화점에 F&B를 강화하는 건 소비자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올해 2030 고객은 작년보다 10% 늘었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델리 코너를 프리미엄 테마로 리뉴얼 한 결과 최근 1년간(2022년 12월~2023년 11월) 매출은 전년 대비 60%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4월까지 수원점을 리뉴얼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을 리뉴얼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이 리뉴얼에 나선 건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리뉴얼된 식품관은 약 1만9835㎡(6000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내년 초 오픈한다. 와인전문관, 프리미엄 레스토랑들을 입점시키겠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올해 7월 9층 식당가를 ‘테이스티 가든’으로 바꿨다. 뉴욕 맨해튼에서 온 샌드위치 ‘렌위치’, 풍부한 크림의 크로와상으로 유명한 ‘앤티크커피’, 대학로 유명 아이스크림카페 브알라 등 트렌디한 F&B 브랜드가 입점했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강화에 나섰다. 이달 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이 들어선다. 또 올해 4월 페라가모를 유치한 더현대 대구는 21일 부쉐론 정식 매장의 문을 연다. 또 이달 초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는 디올이 입점했다. 올해 초 리뉴얼 공사에 착수한 현대백화점 본점도 지난달 1일 오픈해 하이엔드 리빙관 콘셉트로 모로소, 비앤비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백화점 빅3 모두 ‘점포 리뉴얼’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충성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와 다양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