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편취 규제 대기업’ 내부거래 91%가 수의계약…“부당거래 감시 필요 상당”

입력 2023-1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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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家 지분율 20% 이상 회사 내부거래 비중 8.6%→11.7%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  (사진제공=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 (사진제공=연합뉴스)

재벌그룹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9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11% 넘게 확대됐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이하 공시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집단 소속 2503개 계열회사의 작년 한 해 상품ㆍ용역 등의 내부거래 현황을 대상으로 했다.

전체 계열사 가운데 712개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이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의 국내외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53조 원이다. 내부거래 비중(전체 매입액에서 내부 매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5.6%다.

이중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은 36조7000억 원, 10.8%로 전년보다 각각 5조9000억 원, 1.1%포인트(p) 늘었다. 특히 해당 내부거래 금액(36조7000억 원) 중 90.8%(33조3000억 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 비중은 비상장사(92.5%)가 상장사(88.9%)보다 높았다.

전년과 동일하게 총수 일가 및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이상인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 30%이상은 12.6%, 50%이상은 18.8%, 100%는 27.7%다.

이중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년 새 3.1%p 늘어났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로 20% 미만 회사보다 5.9%p 높았다. 이는 전체 분석대상회사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12.2%)보다도 높은 수치다.

내부거래 금액도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14조9000억 원→24조3000억 원)와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3조1000억 원→3조7000억 원) 모두 늘었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내부거래 관련 수의계약 비중이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체 공시집단의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 금액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752조5000억 원, 33.4%를 기록했다. 이중 국내계열사 끼리의 내부거래 금액·비중은 271조1000억 원, 12.2%,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금액·비중은 477조3000억 원, 21.2%였다.

국내 계열사 간보다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금액·비중이 높은 것은 해외 고객을 위한 해외거점 판매법인(국외계열사)과의 사이에서 대규모 매출이 발생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2.5%)이었다. 이어 한국타이어(62.4%), 삼성(58.3%), SK(55.8%), 현대자동차(52.9%) 순이다.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많은 집단은 삼성(244조2000억 원)이었고, 현대자동차(131조6000억 원), SK(125조 원), LG(61조9000억 원), 포스코(45조90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내부거래 현황을 업종별로 보면 내부거래 비중은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과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이 높았고, 내부거래 금액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컸다.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을 보면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사용 집단・수취회사 수(59개 집단, 계열사 100곳)와 거래규모(1조7800억 원)가 전년(52개 집단, 88곳, 1조5200원)보다 늘었다.

총수있는 집단(72개)의 상표권 유상사용 비율은 76.4%로 총수없는 집단(10개)의 유상사용 비율(40%)보다 높았다. 특히 총수있는 집단 소속 수취회사(95개사) 중 53.7%(51곳)은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 회사였다. 이들 회사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1조47000억 원)은 총수있는 집단 전체 수취액(1조7600억 원)의 83.3%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상표권 수취액의 절대적 규모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점을 고려할 때 상표권 거래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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