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체 비만 유병률이 점차 증가 추세인 가운데, 20~30대 젊은 남성에서 당뇨병과 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30 젊은 남성의 경우 비만은 물론 대사질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황유철<사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비만 유형별 10년간의 유병률 변화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통해 이같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비만과 건강하지 않은 비만은 체질량지수와 함께 대사증후군 진단지표갯수로 평가하였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 metabolically healthy obesity)은 체질량지수가 25.0㎏/㎡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 지표가 없거나 한가지 가진 경우,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MUO, metabolically unhealthy obesity)는 체질량지수가 25.0㎏/㎡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 지표가 두 가지 이상 가진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한국인의 전체적인 비만 유병률은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점차 증가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07년 32.1%에서 2017년 34.4%로 증가했다. 남녀 모두가 비만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남성에서는 전체적인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었고, 그 중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비만 인구가 증가 중이었다.
반면, 여성에서는 같은 기간 비만 유병률의 유의한 변화는 없었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남녀 간의 차이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20~39세 사이의 젊은 연령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향을 보였다.
비만은 현대인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주요 인자다. 비만인은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혈증의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한다.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 그 이외에도 지방간, 통풍, 수면무호흡증, 하지정맥류, 담석증, 골관절염, 역류성식도염 등 다양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
연구팀은 비만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것이지만, 이러한 비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인지, 건강하지 않은 비만인지 나눌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황유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대사지표를 분석해 우리나라의 ‘건강한 비만’과 ‘건강하지 못한 비만’의 유병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같은 비만이라고 하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비만은 앞으로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황 교수 20~39세의 젊은 남성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황 교수는 “향후 젊은 인구, 특히 남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젊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비만도 일반적으로 정상 체중을 가지는 사람보다는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므로 여전히 운동과 식사 조절을 통한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