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트럼프…전기차 판매로 본 2024 美 대선 향방

입력 2023-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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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세한 캘리포니아, 전기차 인기
트럼프 강세 미시시피는 보급률 저조해
바이든 美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
전기차 보급에 일자리 우려하는 UAW
재선 공언한 바이든, UAW 표심 절실

(사진=AP뉴시스, 자료=블룸버그 NEF)
(사진=AP뉴시스, 자료=블룸버그 NEF)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이 본격화됐다. 주요 여론조사 역시 이들의 양자 대결을 기준으로 저울질을 반복 중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던 주(州) 대부분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높았다. 거꾸로 트럼프를 지지했던 곳은 상대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저조했다. 전기차 판매 추이를 따졌을 때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28일 블룸버그 NEF 조사 역시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통계를 인용한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주(州)별로 정치색에 따라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달라진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전기차 점유율이 4%를 향해 달리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다. 거꾸로 전기차 점유율이 가장 낮은 미시시피는 공화당 지지세가 뚜렷하다.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뉴욕ㆍ일리노이는 전기차 보급률이 낮았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인구밀도가 높은 이들 지역의 경우 전기차 충전 시설이 전기차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현실적 제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가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의제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중요한 의제로 내세웠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미국산 전기차에 한해 구매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추진해 한국과 유럽차를 차별하기도 했다.

실제로 자동차 연비 규제도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마다 차이를 보인다.

2011년 오바마 행정부는 2025년까지 1갤런으로 54.5km이라는 연비 목표치를 수립했다. 100km 주행을 위해 4.32ℓ의 연료를 소모하는 수준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는 100km 주행 때 5.88ℓ로 완화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완화된 규제를 다시 오바마 대통령 시절로 되돌리기도 했다.

◇바이든의 전기차 정책 다시 시험대에

무엇보다 미국자동차노조(UAW)의 표심도 대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변수다. UAW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비규제 강화에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비 규제 강화는 전기차 시대로의 빠른 전환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내연기관과 비교해 공정이 단순해 근로자의 규모도 현재의 70% 수준이면 충분하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에 힘을 보탠 UAW는 현 정부의 전기차 지원정책에 적잖은 반감을 사기도 한다.

UAW 파업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근로자들은 원하는 수준의 급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며 힘을 보탠 것도 내년 대선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친환경차 정책 탓에 내년 대선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UAW의 반감이 얼마만큼 다른 유권자로 확산하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바이든과 트럼프의 양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가능성은 점진적으로 하락 중이다. 현재도 그렇고 추세도 그렇다.

지난 18~19일 사이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성인 2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1%와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월 조사 때보다 1%포인트가 줄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포인트 높아지면서 두 사람 간 격차가 더 확대됐다.

이보다 일주일 앞서 블룸버그통신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유사하다.

7개 경합주 유권자 5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3%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를 기록하며 4%포인트 앞섰다.

결국 전기차 보급 확대를 기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이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도 시들해진 전기차 인기 역시 바이든의 인기를 대변한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경합주이자 UAW의 핵심 지역인 미시간을 방문 “자동차 산업은 살해당하고 있다. 바이든은 자동차 산업을 중국에 넘기며 항복하고 있다”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휘발유 엔진은 계속 허용될 것”이라며 바이든의 공격적인 친환경차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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