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감기’ 질염 다 같은 건 아니다…원인·증상 다양

입력 2023-09-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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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염은 ‘여성의 감기’라 불릴 만큼 매우 흔한 여성 질환이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저하하면서 발생하거나 재발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방광염이나 골반염으로 악화하기도 해 적시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칸디다성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칸디다 곰팡이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다. 여성의 75%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칸디다균은 건강한 상태에서 질 내 정상적인 세균들과 함께 균형을 이루며 존재하지만, 생리 등 호르몬의 변화나 면역력 감소, 항생제 복용, 꽉 끼는 옷의 착용, 소변의 당분을 증가시키는 식품 섭취, 생활환경 변화 등의 원인으로 균형이 깨지면 몸속에서 증식해 질염으로 이어진다.

칸디다성 질염의 주요 증상은 외음부의 가려움과 화끈거림, 희고 걸쭉한 분비물, 배뇨 시 통증 등이 있다. 특히 칸디다성 질염의 70%는 칸디다성 외음염을 동반하는데, 심한 외음부 가려움증(소양감)으로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세균성 질염은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리(Lactobacilli)’란 유산균이 줄어들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잦은 성교나 과도한 뒷물, 자궁경부가 헐어서 생기는 과다한 점액분비 등으로 유산균이 살 수 있는 질 내의 산성 환경이 없어지는 상황이 되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흰색이나 회색을 띠면서 비린내가 아주 심한 질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세균성 질염의 증상이다. 냄새는 생리 전후나 성교 후에 더 강해진다. 반면 가려움증은 흔하지 않다. 락토바실리 유산균이 한번 없어지면 다시 서식하기 어려워 재발하기 쉽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일종의 기생충인 ‘질트리코모나스(Trichomonas vaginalis)’란 원충으로 감염된다. 칸디다성 질염이나 세균성 질염과 달리 성관계로 전파되는 성매개 질환이며, 반드시 남녀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전염성이 매우 높아 남성이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된 여성과 단 한 번만 성접촉을 가져도 약 70%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질 내의 정상적인 산성 환경을 변화시키므로 세균성 질염 등 다른 질염에 같이 걸릴 수 있다.

원인균의 수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지만 심한 악취가 나는 고름 모양의 질 분비물이 흐르고 간혹 외음부 쪽의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균의 수가 적으면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질염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질 내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씻을 때는 알칼리성의 비누 대신 약산성의 여성청결제를 주 2회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씻고 난 후 외음부의 습기를 잘 말리고, 통풍을 위해 몸을 조이는 속옷이나 옷은 피해야 한다. 면역력이 낮아지면 질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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