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학에는 학과와 학부를 둬야 한다’는 규정이 사라진다. 의대의 경우 예과 2년, 본과 4년의 교육과정을 6년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2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을 보면,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에 규정된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학칙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폐지된다. 학과, 학부 칸막이를 없애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대학은 학과가 없이 통합해 학생을 선발하거나, 융합학과를 자유롭게 신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필요한 경우 학칙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KAIST 등 일부 대학이 통합선발을 하고 있지만, 원칙이 폐지되면 더 많은 대학이 통합선발이나 융합학과를 운영할 것으로 교육부는 내다봤다.
학생들의 전과(학과 이동)는 전보다 자유로워진다. 그동안에는 1학년 학생은 전과할 수 없었고 2학년 이상 학생은 첨단학과, 융복합학과 등 신설 학과로의 전과가 제한됐는데, 앞으로 1학년 학생의 전과와 신설 학과로의 전과가 허용된다.
의과대학은 예과 2년·본과 4년을 6년제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게 된다. 예과와 본과를 통합 운영하거나 예과 2년을 1년으로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학계에서는 본과 4년 만에 배워야 할 내용이 지나치게 많다며 6년 통합 운영을 요구해왔다. 이번 개편에 따라 각 대학은 예과 1년+본과 5년, 통합 6년 등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기존 체제에서는 예과-본과 칸막이로 전공교육 연계성이 부족하고, 본과 과정에서 전공 교육이 집중돼 학습 부담이 크다는 현장 의견을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개편을 통해 의사과학자, 의사행정학자 등 다른 분야 진로 탐색이 용이해질 것도 기대하고 있다.
일반 대학의 온라인 학위 과정 개설도 대학 자율에 맡긴다. 지금까지는 일부 과정에 한해 교육부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일반대가 온라인 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과정을 개설할 수 있고, 교육부 사전 승인 과정도 폐지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물고 대학이 담대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