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면세 매출 1월 대비 증가세…수익성 긍정적 시그널
업계 전담 조직 두고 마케팅 강화…외국인 개별 여행객(FIT)잡기 총력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하게 줄었던 면세업계가 중국 다이궁(보따리상) 의존도를 낮추자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 비자 발급 제한 해제 등으로 중국인 여행객이 늘었고, 동남아시아 등에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다. 면세업계는 외국인 개별 여행객(FIT)을 잡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4월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조174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다. 다만 올해부터 다이궁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면서 발생한 매출 타격 영향을 감안하면 회복한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본격적으로 다이궁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기 시작한 1월 면세업계 총 매출액(7974억 원)과 4월 실적을 비교해보면 약 47% 늘어났다.
이는 최근 늘어난 외국인 개별 여행객(FIT)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인 단기 비자 발급 제한 해제에 이어 3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중국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고 여기에 동남아 여행객까지 함께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면세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4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전월 대비 9.8% 증가한 92만323명으로 집계됐다. 입국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중국으로 전월 대비 40.9% 늘었고 이어 태국(25.9%), 타이완(21.2%), 미국(20.4%)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 면세점 이용 실적도 상승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은 43만9457명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73% 늘어난 수준이다. 전월과 비교해도 3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은 9654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가량 줄었지만 올해 1월보다는 61.9% 늘었다. 지난해 다이궁에 의존해 적은 이용객으로도 매월 매출 1조 원을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내실 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면세업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수익성을 개선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35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신라면세점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난 25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신세계면세점도 2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다이궁 매출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FIT 매출이 크게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37%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FIT는 소매 유통이기 때문에, 도매 유통인 다이궁 대비 수익성이 높아 면세점 업체들의 2분기 수익성 전망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면세업계는 외국인 개별 여행객을 잡기 위해 힘을 주고 있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은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LDF PAY’를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71만 원까지 증정하는 한편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위해 JCB카드, 알리페이 등 결제 수단별 쇼핑 혜택도 마련했다. 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한국어 등 총 6개 언어 버전의 시내면세점·인도장 이용 안내 리플렛을 제작해 면세품 구매 고객에게 제공 중이다.
신라면세점 영업마케팅팀 내에 있던 동남아 FIT 담당을 내국인 개별 해외여행자까지 포괄하는 FIT팀으로 강화했다. 이어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면세점 혜택 모음 리플렛을 명동상권 중심으로 100여 개 제휴처에 비치했고 점포를 찾는 동남아 고객들을 위해 영어·베트남어·인도네이시아어로 구성된 쇼핑가이드를 비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미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명동점과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K뷰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다. 센텔리안24, 쥬베라, 야다가 1일에 명동점에 입점했고 9일에는 조선미녀, 동구밭이 오픈한다.
FIT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인천공항 면세점과 시내면세점 무역센터점, 동대문점에서 구매 금액대별 최대 60만 원의 적립금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인천공항점에서는 신규 가입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 골드 등급으로 상향시켜주고, 인천공항점에서 사용 가능한 H선불카드를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