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FIU, 바이낸스 한국시장 진출 놓고 '일본 금융청'과 머리 맞댄다

입력 2023-05-10 05:00 수정 2023-05-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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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고팍스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고심…바이낸스 사법리스크 우려
11일 일본 금융청과 화상논의 진행…바이낸스 인허가·감독 기준 등 논의
바이낸스, 고팍스와 비슷하게 작년 11월 일본 SEBC 거래소 지분 인수
SEBC 신규 서비스 6월 시작…기존 거래소 서비스 이달 31일 기점 종료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절차를 놓고 일본 정부와 머리를 맞댄다. FIU가 특정 국가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거래소 인허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우리 금융당국은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고팍스 인수에 나선 바이낸스가 미국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9일 본지 취재 결과 FIU는 11일 바이낸스의 가상자산 사업자 인허가와 관련해 일본 가상자산 주무 부처인 금융청(FSA)과 화상 논의를 진행한다. 이날 자리에서는 최근 일본 정부가 바이낸스를 인허가한 경험을 공유하고, 관련 인허가·감독 기준 등에 관해 양국 간의 정보 교류가 기대되고 있다.

바이낸스는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한 것처럼, 지난해 11월 일본의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 거래소의 지분을 인수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가상자산 규제가 더 엄격하다. 2020년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암호자산 교환업자의 자율 규제 단체 가입이 의무화돼, 금융청 관할 아래에 있는 암호자산거래업협회(JVCEA)에 가입한 기업만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다.

코인데스크 등 외신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SEBC 지분 100% 인수했고, 레온 풍 아시아 바이낸스 태평양 총괄이 11월 30 일부로 SEBC 이사직을 맡고 있다. 레온 풍 대표는 현재 한국 고팍스의 대표도 맡고 있다. 사업자 신고 수리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국내 고팍스와 달리 일본은 인수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SEBC는 신규 서비스인 ‘Binance JAPAN(가칭)’을 6월에 시작할 예정이며, 기존 거래소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는 이달 31일 정오를 기점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SEBC 인수 절차는 한국의 고팍스 인수보다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 측은 “현재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자사 서비스를 완전히 준수하는 방식으로 일본에 제공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일본 서비스 런칭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FIU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가 아닌 특정 국가 금융당국과 특정 가상자산 거래소의 인허가 여부를 논의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FIU를 비롯한 국내 금융당국이 바이낸스가 인수한 고팍스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국내에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바이낸스는 올해 초 원화마켓을 운영 중인 고팍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는 인수 전 마지막 단계인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 신청 후 수리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FIU 관계자는 “일본과 회의하는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국제 협력의 일환이라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파이 투자자 법률 대리인을 맡은 심재훈 변호사는 “지금까지 등기임원 변경에 따른 신고는 일주일 이내에 처리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정당한 법률적 근거에 의하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당국에서 이를 법률적 근거도 없이 지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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