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명시에 배당까지 줄어들 판…떠나는 외국인들 [은행 파티는 끝났다]

입력 2023-02-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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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대책에 은행주 흔들
13일부터 1847억 순매도
KRX은행지수 5일간 6% 하락

“‘돈 잔치’라는 말 한마디에 (주가가) 이렇게 처참하게 흘러내릴 줄은 몰랐네요. 배당만으로 안정적인 종목이라 생각했는데 공기업도 아닌데 소액주주만 죽어나고 있습니다.”(A 금융지주 투자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고강도 은행 압박에 4대 금융지주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 이후 6거래일 만에 4대 금융지주에서는 5조 원 가까이 시총액이 증발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라고 직격한 1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4대 금융지주를 184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KB금융은 1233억 원어치 팔았으며 신한지주는 417억 원어치, 하나금융지주는 197억 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45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KRX은행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28개 업종별 지수 가운데 가장 크게 내렸다. KRX은행지수는 13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 동안 6.00% 하락했다. KRX은행지수는 4대 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은행주 9개 종목이 포함된다.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71%다.

4대 금융지주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주 4대 금융지주 주가는 KB금융(-10.23%), 신한지주(-6.69%), 하나금융(-5.42%), 우리금융(-1.98%) 등 모두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5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10일 종가 기준 22조7755억 원이었던 KB금융 시가총액은 20일 기준 20조6901억 원으로 2조 854억 원이 빠졌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각각 1조1448억 원과 8285억 원이 사라졌고 우리금융은 1674억 원이 증발했다.

지난해 경영 실적 호조와 배당 확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던 은행주는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 때리기에 나서면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더욱이 배당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지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총주주환원율을 30%까지 올리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투자자들의 불만은 빗발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정부가 나서서 은행을 죽이는 건 처음 본다”면서 “그나마 배당 때문에 안 팔고 있는데 이마저 떨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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