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선수가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혐의로 사형 위기에 처했다.
12일(현지시각)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와이어는 프로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가 사형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아자다니는 지난달 17일 반정부 시위 도중 에스마일 체라기 대령 살해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지난달 20일 살해 혐의로 기소된 3명의 자백 영상을 공개했다. IRIB는 이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이스파한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IRIB는 피고인들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신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아자다니가 포함되어 있었다.
아자디니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란와이어에 “아자다니는 결코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시위에서 구호 몇 마디를 외친 게 전부”라고 억울해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란 프로축구선수 아자다니가 이란 여성들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싸우다 사형될 위기에 닥쳤다”면서 “협회는 그를 향한 부당한 처벌이 즉시 철회될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이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 처형했다. 라흐나바드는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쓴 채로 공사용 크레인에 매달려 교수형을 당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그 모든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9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였다는 이유로 정부 세력에 구금됐다가 목숨을 잃은 마사 아미니(22)의 사건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도 이란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성명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