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주민친화시설에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 법 취지 어긋나"

입력 2022-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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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공공하수도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에 하수처리장 상부에 만든 축구장 등 주민친화시설 설치비용을 포함해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추가 부과한 것은 하수도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재판장 오경미 대법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김포시를 상대로 제기한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원고인 LH는 김포시에서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했다. 피고인 김포시는 LH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하수 처리를 위해 하수처리장을 증설하고 통진하수처리장을 신설키로 했다.

양측은 2009년 6월 원인자부담금 협약을, 2010년 9월 원인자부담금 변경협약을 각각 체결했고 양곡마송사업과 관련해 2010년 6월 원인자부담금 협약을 체결했다. 김포시는 LH공사에 김포한강사업 관련해 약 1503억 원, 양곡마송사업 관련해 336억 원의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했고, LH는 이를 모두 납부했다.

이후 2010년 2월 하수도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방류수 수질기준이 강화됐고, 김포시는 LH에 처리시설을 추가 설치하며 증가된 총 사업비를 기준으로 원인자부담금을 재산정했다. 김포시는 LH에 원인자부담금 변경협약 체결을 요청했으나 LH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김포시는 2017년 1월 ‘하수도법’에 따라 LH가 기존에 납부한 금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부과했다. 하수장처리장 상부에 만들어진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등의 운동시설 설치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김포시의 금액 부과는 하수도법 제61조 2항에 근거한 것이다. 해당 조항은 ‘타공사 또는 공공하수도의 신설‧증설을 수반하는 개발행위(타행위)로 공공하수도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타공사 또는 타행위의 비용을 부담해야할 자에게 부담시키거나 필요한 공사를 시행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심은 LH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원인자부담금은 타공사 또는 타행위로 필요한 공공하수도 공사비용을 타공사의 시행자 또는 타행위자에게 부담시키기 위해 부과하는 것”이라며 “공사비용은 당해 사업으로 인한 하수발생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이 상당하고, 그 하수발생량은 사업의 완공까지는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바뀔 수 있어,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심은 LH에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2심은 “주민친화시설 설치비용을 이 사건 각 하수처리장의 단위단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총사업비에 포함시킬 수 없다”며 “주민 친화시설 설치비용을 공공하수처리장의 총사업비에 반영해 원고에 대한 원인자부담금을 산정‧부과한 것은 하수도법 제61조 제2항 및 이 사건 조례 제2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원인자부담금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에서 ‘타행위로 인해 필요하게 된 공공하수도 공사비용’에 주민친화시설 설치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 등 주민친화시설의 기능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공공하수도의 정의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이 사건 조례는 ‘공공하수처리시설 총 사업비’를 ‘부지매입비‧설계비‧감리비‧시공비 등 총 소요된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주민친화시설은 하수와 분뇨의 유출‧처리 등 공공하수도의 본래 기능과 무관하고 주민들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수도법에서 정하는 원인자부담금 규정은 타행위로 인해 하수의 유출, 처리에 필요한 공공하수도의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주민친화시설은 이와 관련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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