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 그후 - 1] 거래재개 기다리는 74개 코스닥 기업…130만 소액주주 ‘절규’

입력 2022-08-05 05:00 수정 2022-08-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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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와요. 모아둔 결혼 자금을 통째로 털어 넣은 종목인데 상장폐지가 된다고 하면….” 코스닥 거래정지 종목 A사에 투자한 30대 남성 노민우(가명) 씨는 힘없이 말했다.

거래정지 종목을 가진 또 다른 투자자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회사 최대주주가 바뀐 데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기적처럼 거래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스닥 기업 B사에 투자한 50대 주부 김모 씨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김 씨는 “2020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시기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노후 대비 차원에서 전도유망하다고 평가됐던 B사에 과감히 투자했지만, 모든 투자금이 거래정지로 묶여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1,311,296명.

4일 이투데이는 코스닥 시장 거래정지 종목 전체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에 투자한 소액주주는 131만 명에 달했다. 코스피 11개, 코스닥 75개, 코넥스 13개 종목의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사유발생), 투자자 보호 등의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는 소액주주 피해로 직결된다. 주식을 사고팔 수 없으니 해당 종목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상장폐지가 결정돼 정리매매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 금리 인상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투자 종목의 거래 재개 만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

현재 거래정지 종목 중 소액주주 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신라젠’이다. 신라젠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다. 전체 주주 수(16만5487명)의 99.9%에 해당한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상장유지를 위한 개선 기간은 이달 18일이다. 이후 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등을 제출하고 다시 한번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받는다. 관련 업계에선 늦어도 10월경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솔루션즈(에디슨 EV)에도 10만4615명의 소액주주가 묶여 있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회사는 3월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4월 11일까지 동 사유 해소에 대한 동일 감사인의 확인서 미제출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는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 해소 이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재개가 일정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다. 코오롱티슈진(6만1638명), 오성첨단소재(5만4606명), 일신바이오(4만8967명) 등을 보유한 소액주주도 수만 명에 이른다. 회사들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극적으로 거래가 재개된다고 해도 주식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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