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취임 1년…대체육 키우고 글로벌 라면 사업 강화

입력 2022-06-29 15:01 수정 2022-06-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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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농심 회장이 다음 달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신라면 신화'로 유명한 고 신춘호 회장의 별세 이후 농심의 수장이 된 신 회장의 지난 1년은 '보폭 확대'로 요약된다

라면, 스낵 등 기존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자 미래 먹거리인 대체육 사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농심 대체육 제품은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 라면 시장에서 선두에 오르기 위해 현지 신공장도 가동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세는 농심 성장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베지가든’ 라인업 40여 종까지 확대

신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신사업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면, 스낵 등 기존 주력 사업에만 의존하면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취임 당시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돼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성장해 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공을 들인 미래 먹거리는 대체육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 글로벌 기후위기 등으로 자연스레 채식 인구가 늘면서 비건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리서치뷰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시장규모는 2018년 15조 원에서 2025년 28조 6000억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2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농심은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자 작년 초에 선보인 대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라인업을 최근 40여 종까지 늘렸다. 지난달에는 신제품 비건 불고기 볶음밥을 출시했다. 베지가든은 품질을 인정받아 중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 동남아 등의 다른 국가에서도 베지가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농심은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건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난달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열었다. 포리스트 키친은 단일 코스요리로 다양한 비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서 신공장 가동…라면 8억5000만 개 생산 가능

라면으로 대표되는 주력 사업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신경쓰고 있다. 농심은 올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제2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약 2만6800㎡(8100평) 규모로 용기면 2개와 봉지면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2공장 가동으로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됐다.

신 회장은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이라며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겠다”고 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고객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신제품도 연이어 선보였다. 기존 새우깡 대비 새우가 2배 이상 들어 있고 고급 식재료인 블랙 트러플을 첨가한 '새우깡 블랙'이 대표 상품이다. 우수한 맛 덕분에 새우깡 블랙은 출시 후 3개월여 만에 900만 봉이 판매됐다.

성장세 변수는 원재료 가격 상승세

지난 1년간 탄탄대로를 걸어왔지만 신 회장에게도 고민거리는 있다. 바로 원재료 가격 상승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료 수급 차질로 주요 원재료 가격은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밀, 팜유 등의 가격 상승은 라면이 주력상품인 농심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쉽게 올릴 수도 없다. 농심은 지난해 주요 라면 출고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또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악재에도 매출 7363억 원, 영업이익 343억 원을 달성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6.1%, 21.2% 늘었다. 제품 가격 인상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농심의 실적 상승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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