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내 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발사되는 로켓과 인공위성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우주 서비스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에 50개 이상의 기업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2031년까지 44억 달러(5조5000억 원) 시장 규모를 전망하고 있다. 유로컨설트 자료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을 정리해본다.
미국 정부는 4월 초 ‘우주 내 서비스, 조립과 생산에 대한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우주 내 서비스, 조립, 생산과 관련된 기술과 제품의 개발을 민간과 협력해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구매 시그널을 산업계에 꾸준히 보내고, 이를 우주기업의 모임인 콘퍼스(CONFERS)가 크게 반기고 있다. 이 모임에는 에어버스, 우주 쓰레기 제거 기업인 일본의 애스트로스케일과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 보험회사인 악사, 각종 센서를 개발하는 MDA, 인공위성 제작 운영사인 맥사 테크놀러지, 우주 인프라 기업 레드와이어, 영국 우주 인터넷 회사 원웹, 우주 주유소 기업 오비트팹, 인공위성 궤도 수정 기업 모멘터스가 가입돼 있다. 미 우주군도 작년 11월부터 ‘오비털 프라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 우주군에게 필요한 각종 우주 내 서비스 개발을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주상황 인식은 지구 주변에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수가 증가하면서 이를 관찰하고 대비하는 서비스다. 위성 수요의 급속한 증가와 이로 인해 궤도 환경이 혼잡해지면서 관련 시장 수요가 커져 향후 10년 동안 14억 달러 시장이 전망된다.
라스트 마일 운송은 로켓에서 분리된 인공위성을 목표 위치까지 이동시켜 주는 우주 택시 같은 서비스로, 인공위성이 자체적으로 위치 수정을 위해 사용하는 연료를 최소로 줄여준다. 향후 10년간 1.4억 달러 시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우주택시 회사 론처는 고객의 위성을 싣고 올해 10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우주 주유소는 인공위성에 연료를 재충전해 위성의 수명을 연장해준다. 미국의 방산기업 노스롭 그루만은 이미 고도 3.6만㎞ 정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에 연료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오비트 팹도 작년 첫 우주 주유소를 지구 저궤도로 발사했다.
일본의 아스트로 스케일은 작년 3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첫 실험용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발사했다. 우주에서 둘로 분리돼 서로 떨어졌다가 다시 접근하면서 쓰레기를 수집하고,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산화시킨다.
우주에서 장비를 조립하거나 생산하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나노랙스는 로봇팔과 회전식 칼날을 이용해 저궤도에 떠도는 로켓의 상단을 절단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실험을 한다. 관련 실험 위성이 5월 스페이스X 팰컨 9에 실려 우주로 갔다. 일본의 미쓰비시 일렉트릭은 3D 프린터와 태양광을 이용해 우주에서 인공위성 안테나를 만든다.
특히 우주정거장에서의 제조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조립하거나, 달이나 화성으로 직접 가는 발사체를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지구에서 쏘아 올리는 발사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우주 강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제도, 자금 지원, 초기 구매자 역할을 통해 민간의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더 큰 생태계가 구체화된다. 우주 물류 공급업체는 기존의 위성 가치 사슬에 기술과 서비스의 통합, 유연성, 맞춤화, 비용 효율성 등을 추가해 위성 운영업체에 탄력성과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우주 물류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 서비스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대형 재사용 발사체에 실린 군집형 저궤도 소형위성이 대량으로 발사되면서 급속한 성장이 기대된다. 우리도 주목해서 봐야 할 우주산업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