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HMR에 밀렸지만…K만두, 수출은 '화색'

입력 2022-06-19 11:03 수정 2022-06-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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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선 주춤ㆍ해외선 성장세 지속…CJ제일제당 '비비고' 수출국 확대·풀무원도 해외 공략 본격화

▲'더CJ컵' 행사장에 마련된 비비고 컨세션에서 비비고 만두 도시락을 먹고 있는 미국 현지인 가족. (사진제공=CJ제일제당)
▲'더CJ컵' 행사장에 마련된 비비고 컨세션에서 비비고 만두 도시락을 먹고 있는 미국 현지인 가족. (사진제공=CJ제일제당)

밀키트 등 HMR(가정 간편식) 공세에 국내 만두 시장이 정체되면서 만두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만두 시장 규모는 2018년 4738억 원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5128억 원으로 치솟았다가 지난해에는 7% 가량 줄어든 4770억 원으로 주춤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집콕과 집밥 트렌드로 사상 첫 5000억 원 고지를 넘어선지 2년만에 다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코로나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하는 집밥족 트렌드가 안착되고, 에어프라이어기 등이 대중화되며 만두를 찾는 이들이 늘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다양한 HMR과 밀키트가 출시되면서 만두 시장 파이를 뺏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8년 3조2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5조 원 규모로 덩치를 불릴 것으로 전망된다.

HMR 시장이 커지는 대신 만두 시장이 정체기에 빠졌지만, 해외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 9667톤이던 만두 수출량은 이듬해 1만1072톤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만8932톤으로 3년 만에 2배로 커졌다.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 K컬처의 급부상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가 크다.

최근 성과도 좋다. 5월 만두 수출량은 1587톤으로 지난해 같은달(1419톤)보다 11.8% 늘었고, 금액으로는 544만 달러로 작년 5월(484만 달러)보다 12.4% 증가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799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올랐고, 금액(2770만 달러) 역시 4.6% 상승했다.

▲플랜테이블. (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 (CJ제일제당)

만두 업체들의 시선도 해외로 향하고 있다. IRI마켓 어드벤티지(IRI Market Advantage)에 따르면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만두 점유율은 25.2%로 업계 3위다. 2018년 인수한 스완스의 만두·에그롤 브랜드 파고다의 점유율(36.6%)까지 합치면 경쟁사인 일본 ‘아지노모토'(32.3%)를 제치고 1위 에 올라선다.

여세를 몰아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국내를 비롯해 호주, 싱가포르에 비건 만두인 '비비고 플랜체이블 왕교자'를 출시했고 최근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UAE(아랍에미리트), 멕시코, 네팔, 몽골 등 10개국 이상으로 대상 국가를 늘렸다. ‘플랜테이블’은 Plant(식물)와 Table(식탁)의 합성어로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다. 앞으로 북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에서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선보일 계획이다.

‘얇은피’로 해태 고향만두를 제치고 국내 냉동만두 2위로 올라선 풀무원은 얇은피 교자 신제품으로 수출을 본격화한다. 최근 출시한 제품은 얇고 촉촉한 만두피에 10가지 한식 재료를 큼직하게 가득 채운 ‘얄피꽉찬 한식교자’(고기한상, 남도식 김치) 2종으로, 우선 국내에 판매한 후 향후 수출을 통해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얇은피’와 ‘한식 콘셉트’라는 ‘K-만두’의 장점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프리미엄 교자만두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도 수출용 ’올반 미트프리 만두’의 제품 라인업과 수출국가를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반 미트프리 만두’는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해 2020년 7월부터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10개국에 수출 중이다. 돼지고기를 만두소로 사용한 기존 한국식 만두와 달리 명란, 짬뽕, 해물 등을 넣어 이색적인 맛을 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출시뿐 아니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며 수출 국가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006년 삼포식품을 인수해 만두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2018년 'X.O.만두'를 출시해 홍콩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등 14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들어 5월까지 해외 매출은 5억 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매년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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