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보단 '확대' 가능성…3가지 이유

입력 2022-03-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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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여성단체 여협, 1월 여가부 확대·개편 주장
보수 싱크탱크 한반도선진화재단, 양성평등가족부 제언
전문가 "보수단체 의견을 꺾기 쉽지 않을 것"
尹 특별보좌역 김정재 "여가부 폐지보단 기능 제대로 해야"
과거 MB 당선인 시절, 여가부 폐지안…여성운동가 반대로 무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 TF가 본격 가동되면서 최대 쟁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 여부에도 관심이 높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폐지보단 확대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 진단이다.

2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해보면, 보수 성향 단체들조차 여가부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일찍이 보수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1월 "여가부를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보수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최근 한 발 더 나아가 "여가부 폐지보다 양성평등가족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재단은 24일 ‘한선 브리프’의 ‘여성가족부! 폐지보다는 양성평등가족부로 거듭나야’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득표전략의 하나로 생겨난 ‘여가부 폐지’라는 공약을 지키기만 하면 이미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젠더 갈등이 해결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젠더 갈등 속에서 페미니즘을 꾸준히 비판해왔던 30대 남성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됐고, 정치권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젠더 갈등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정치적으로 젠더 갈등을 활용했다고 본다”며 “안티 페미니즘은 ‘이대남’을 향한 득표 전략의 핵심정책이 됐고, 그 결과가 여가부 폐지라는 공약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윤 당선인 특별보좌역을 맡으며 정책 판단에 도움을 주고 있는 김정재 의원도 지난해 4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는 대부분 없는 여가부가 우리나라에 있는 것은 유교국가로 오랜 기간 남존여비(男尊女卑), 남성 우월주의, 남성 중심사회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서 특별히 애를 쓰라는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이유로 폐지보단 제대로 기능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인순 국회 의정연구원 겸임교수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보수 단체, 싱크탱크들까지 이같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들의 의견을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약은 더 좋게 조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변환, 가족변환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여가부는 확대, 강화돼야 한다는게 전체적인 여론 논지"라며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책 요구를 받아 수행해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과거 이명박(MB) 전 대통령도 당선인 인수위 시절 '여가부 폐지'안을 들고 나왔지만 여성운동가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성단체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유사한 상황이다. 다만, 그 당시엔 젠더 갈등 이슈가 정치권에서 뜨겁게 회자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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