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일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순항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러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앞두거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강동구 일대 아파트 단지는 1990년대 초반 지어져 노후화가 진행된 데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신축 단지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1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상일동 명일중앙하이츠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30일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현재 해당 단지 조합설립 동의율은 70%를 넘어 조합설립 기준인 주민 동의율 3분의 2(66.7%) 이상을 확보했다. 조합설립인가는 총회 개최 이후 빠르면 한 달 이내에 받을 수 있는 만큼 상반기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일중앙하이츠는 1992년 총 410가구 규모로 지어진 단지로 전용면적 52~84㎡형으로 구성돼 있다. 용적률은 240%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 사업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은 용적률 200%를 넘기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
강동구 일대 아파트는 대부분 1990년 초·중반 지어져 리모델링 연한(15년)을 훌쩍 넘겼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도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 현재 강동구 내 리모델링 조합설립 완료 단지는 7곳에 달한다. 고덕동 배재현대는 지난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밖에 고덕동 고덕아남과 길동 우성2차, 둔촌동 둔촌현대1~3차. 암사동 선사현대 등이 조합설립 단계 이후 절차를 밟고 있다.
강동구 내 리모델링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는 이르면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이 단지는 총 2938가구 대단지로, 수평증축을 거쳐 200가구 늘어난 3138가구 매머드급 신축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용적률이 393%에 달해 애초부터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사업을 선택해 진행 속도도 빠르다.
강동구 일대 리모델링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아파트값도 연일 오르고 있다. 상일동 명일하이츠 전용면적 84㎡형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는 최고 12억5000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실거래가인 12억4000만 원보다 1000만 원 비싸다. 암사동 선사현대 전용 83㎡형 시세 역시 지난해 10월 실거래가 14억8000만 원보다 2000만 원 오른 15억 원에 형성됐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건물 골격을 남긴 채 증축하는 방식으로 재건축보다 사업 속도가 빠르고 부동산 규제도 덜하다. 리모델링은 준공된 지 15년이 지난 단지 중 안전진단 등급이 B등급(수직 증축) 또는 C등급(수평·별동 증축) 이상이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