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자구안을 통과시킨 쌍용자동차가 신차 개발을 본격화한다.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양산해 10월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새로운 중형 SUV를 2022년 선보여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쌍용차는 프로젝트명 ‘E100’으로 개발해 온 첫 번째 전기차의 이름을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신차명 ‘코란도 이모션’은 코란도 브랜드의 가치를 계승하며 전기차(EV)와 역동성(Motion)의 조합으로 고객의 감성(Emotion)에 충실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사내 공모와 전문가 의견수렴, 글로벌 상표조사 절차를 거쳐 확정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거주공간과 활용성을 갖춘 준중형 SUV 전기차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을 갖춰 도심 주행에 최적화한 스타일을 구현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10월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된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수출 물량을 우선 생산해 8월부터 선적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수급 상황을 고려해 출시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새로운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도 2022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J100은 쌍용차 고유의 헤리티지인 ‘강인하고 안전한 SUV’라는 본질을 바탕으로 새롭고 현대적인 정통 SUV 스타일을 추구했다.
쌍용차는 SUV 전문 브랜드의 성격에 부합하는 ‘강인함’을 주제로 디자인 비전 및 철학을 ‘Powered by toughness’로 새롭게 정립하고, 미래 지향성과 SUV 고유성을 결합해 독창적인 정통 SUV 디자인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 브랜드를 비롯해 준중형 SUV 코란도, 중형 SUV J100, 대형 SUV 렉스턴 브랜드까지 SUV 풀라인업을 구축해 SUV 전문기업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코란도 이모션을 앞세워 미래를 책임질 중형 SUV 전기차, 전기차 픽업 모델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자구안으로 생산, 인력의 유연성과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이끌어내며 신차개발에 집중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최대 2년 무급휴직 △임금 삭감ㆍ복지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상 주기 3년으로 연장 △무(無) 쟁의 확약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에 합의했다.
다만,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자구안에 대해 충분하치 않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리며 향후 지원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쌍용차 자구안을 언급하며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그것이 충분한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핵심적인 사항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는 이번 주 중 산업은행 앞에서 정부의 추가 대출 지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자구안을 이행한 만큼, 정부도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법원은 이달 말 경영권 매각 공고를 내고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후보군으로는 미국 자동차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거론된다.
쌍용차 정용원 관리인은 “성공적인 M&A 추진으로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급변하는 업계 트렌드 대응을 위해 신차 출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