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 OLED TV가 999달러(약 111만 원). 65인치는 1500달러(167만 원).
고가의 프리미엄 TV로 잘 알려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가격이 확 낮아지고 있다. OLED 패널 가격 하락에다 신규 진출 업체의 저가 공세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지난해부터 LCD 패널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OLED TV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비지오는 4일 베스트바이를 통해 55인치 OLED TV를 300달러 할인한 99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지난해 출시된 이 제품은 첫 출고가가 2000달러에 달했다. 무려 절반 가까이 낮아진 가격이다.
비지오의 65인치 OLED TV는 무려 500달러를 할인해 1500달러에 팔린다. 8일 열리는 미국 스포츠계의 가장 큰 행사인 슈퍼볼을 노린 할인이다.
LG전자 역시 1399달러에서 1299달러로 100달러 할인한 55인치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소니의 55인치 OLED TV(1699.99달러)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기존 1899.99달러에서 200달러 낮아진 가격이다.
업계에선 OLED TV 가격이 점점 낮아지면서 LCD(액정표시장치) TV와의 경계마저 희미해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비지오의 55인치 OLED TV가 999.99달러인데, LG전자의 LCD TV 라이업인 나노셀 90시리즈 모델은 899.99달러에 팔린다. 100달러만 더 보태면 LCD TV가 아닌 OLED TV를 살 수 있는 셈이다.
OLED 패널과 LCD 패널 간의 가격 차이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5인치 OLED 패널 가격은 510달러로, 같은 크기 LCD 패널(178달러)의 2.86배 수준이다.
작년 1분기 55인치 OLED 패널(550달러)과 LCD 패널의 가격(115달러)은 5배 가까이 차이가 있었는데, 그 차이를 크게 줄였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같은 크기의 LCD 패널 가격이 182달러로 또 오르는 등 올해 내내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특히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시장 확대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
현재 대형 OLED를 생산하는 파주팹은 월 8만 장(1장당 55인치 TV 6대 생산), 광저우팹은 6만 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다. 광저우 신공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해 아직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남은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대형 OLED 패널 출하 목표량을 700만~800만 대로 제시하면서 "다만 1분기 시장 상황을 보고, 만일 목표치보다 초과해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광저우 팹을 추가 보완해 9만 장까지 생산능력(CAPA)을 늘리면 800만 대 이상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생산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로 OLED TV의 약점으로 꼽힌 가격경쟁력이 해소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커졌고, 고급 TV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OLED TV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30만 대가 팔린 OLED TV는 올해 550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2024년에는 900만 대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